대장동 키맨 또 숨져…이재명 '특검' 촉구만 반복
입력 2021.12.22 14:12
수정 2021.12.22 14:17
'초과이익환수 삭제' 관련 윗선 수사 막혀
대장동 특검 기존 입장 고수, 진정성 의문
대장동 게이트 재부각에 민주당 예의주시
유족들 "몸통 놔두고 꼬리 자르기한 것"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애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날까지 침묵했던 이재명 대선 후보도 ‘애도’의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본부장이 숨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특검 수사를 재차 강조하는 수준으로 대응했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김 전 처장의 명복을 빈다. 형언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고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 이상 소중한 목숨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또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일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수사기관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후보 차원에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한국여성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김 전 처장과 관련해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느냐’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을 애도하고, 또한 과학기술 관련 공약을 게재했으나 김 전 처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차원에서도 당연히 애도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만 전했다.
또한 “서로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게 바람직 하다는 입장은 변화 없다”며 정치권에 특검을 촉구했지만 진정성에 의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포함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특검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을 때에도 이 후보는 특검을 거론했다. 그러나 여야 간 실질적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유 전 본부장에 이어 김 처장까지 주요 관련자들이 잇따라 숨을 거두면서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다수의 공약을 발표하며 미래 비전을 보여야할 시기에 대장동 이슈가 불거지는 것 자체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떄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김 처장은 성남도개공 개발사업 1팀장으로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특히 ‘초과이익환수조항’ 삭제에 관여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초과이익환수조항’의 부재가 화천대유 폭리의 핵심으로 보고,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윗선’ 개입 여부를 밝혀 줄 김 처장이 숨을 거두면서 수사는 난항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검찰이 지난 3개월 동안 ‘꼬리 자르기’ 수사로 미적대는 사이에, 대장동 몸통의 실체, ‘그분’의 개입 여부를 밝혀 줄 핵심 인사들이 속속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숨진 김 처장은)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혐의로 최근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지난 10월 경기도 국정감사 당시 “초과이익환수 삭제가 아니라 추가 의견을 채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재벌 회장이 계열사 대리가 제안한 게 있었다는 걸 보고 받느냐”고 비유하며 해당 사안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해명도 한 바 있다.
한편 김 처장은 전날 오후 성남도개공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현재까지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유족들은 “윗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고 회사에서 유일하게 고소해 (김 처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몸통은 놔두고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