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다음은 나야 나"…포드·GM 이어 토요타도 전기차戰 가세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12.09 14:43
수정 2021.12.09 14:43

포드 "전기차 생산능력 60만대로 확대", GM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

토요타도 美 배터리에만 15조 투자…글로벌 전기차 2위 싸움 치열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테슬라를 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미국 포드가 2년 내 전기차 2위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그간 전기차 생산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토요타도 15조원대 배터리 투자를 발표하며 전기차 제조사 변신에 나섰다. 전략적인 투자 확대로 LG·삼성·SK 등 국내 배터리사와의 협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드는 2023년까지 전기차 생산능력을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드의 북미 담당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리사 드레이크는 "내년 봄 출시될 머스탱 마하-E 크로스오버를 비롯해 F-150라이트닝, E-트랜짓 상용밴 등 수요로 판매 전망치를 높였다"면서 "앞으로 24개월 내 세계 제2 전기차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지난해 전기차 생산량은 3만대, 올해 예상치는 11만대다. 2년 안에 올해 생산대수의 6배에 달하는 실적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드레이크 COO는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기존 시설에 전기 제품 및 e-드라이브 등 전기차 부품 수직적 통합 확대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포드가 이처럼 급진적인 생산 계획을 발표한 것은 테슬라,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완성차들의 투자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각사들이 발표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순수전기차) 중장기 계획을 토대로, 테슬라 글로벌 생산량이 올해 82만대에서 2025년 271만대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의 뒤를 이어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69만대에서 2025년 250만대로 생산량을 대폭 늘리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스텔란티스도 2025년까지 생산량이 각각 160만대, 139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 등 외신은 1·2위를 다투는 테슬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포드가 스텔란티스와 3위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스텔란티스는 7일(현지시간) '스프트웨어 데이'를 열고 2025년까지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전환에 300억 유로(약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업체인 GM도 2025년까지 글로벌 연간 100만대 이상 전기차를 팔겠다고 밝히며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했다.


GM은 중장기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약 4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전 세계에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3분의 2 이상을 미국 시장에 선보여 미국 시장 점유율 선두를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엔 양·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케미칼과도 손을 잡았다. 안정적인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조달로 매출 확대 및 수익 개선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GM은 전기차 매출을 2023년 100억 달러(11조8000억원)에서 2030년엔 900억 달러(106조3000억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전기차 투자에 소극적이던 일본 토요타도 미국에만 15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전기차 제조사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토요타는 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12억9000만 달러(15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상업생산은 2025년부터다.


이곳 공장의 4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전기차 80만대 분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한 뒤 이후 6개 라인으로 확장해 연간 12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전기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전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의 협업도 긴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온은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각 합작공장을 발표했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최근 각국에서 탄소중립 정책을 채택하면서 유럽, 미국, 중국, 동남아 등에 포진한 글로벌 완성차-배터리업체들의 전기차-배터리 생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IHS마킷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 900억 달러(10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 맞춰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IPO(기업공개), 프리IPO 등을 통해 조 단위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 말 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약 9조원 중 70%에 해당하는 6조4000억원을 북미, 유럽, 중국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온 프리IPO를 통해 3조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국 CATL 등 주요 배터리 경쟁사 역시 투자 확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잰걸음을 내고 있는 만큼 배터리 R&D, 원자재 공급망 확대를 비롯해 배터리의 전체 생애주기를 관리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바스(BaaS)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완성차-배터리사들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위한 배터리 재활용,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구축, 기술 인재 확보 등 다양한 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구축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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