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ATM, 1년간 1650여개↓...소외계층 어쩌나
입력 2021.12.07 06:00
수정 2021.12.06 11:09
지난 3분기 1만8799개로 지속 감소
은행권 “효율성 별로, 수수료 적자”
편의점 점포·무인 키오스크 등 대체
금융 서비스의 디지털 가속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주요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1650여개가 없어졌다. 은행권의 점포 축소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ATM•CD(현금인출기) 등 대체 수단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급감하면서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ATM 지점은 1만8799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53개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5450개 ▲신한은행 5385개 ▲하나은행 3617개 ▲우리은행 4347개로 집계됐으며, 4곳 모두 같은기간 ATM 개수가 지속 감소했다.
CD 역시 사라지고 있다. CD는 현금의 입•출금이 가능한 ATM과 달리 현금의 출금만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같은기간 CD기 개수가 13개에서 7개로 반토막이 났다. 하나은행은 6대로 변함없었으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별도의 CD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CD 대신 출납자동화기기, 공과급수납기 등을 운영중인데 이들 기기 역시 지속 감소한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이나 외국계 은행까지 포함하면 시중은행의 금융자동화기기 감소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윤관석 더불어 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역시도별' 기준 ATM기기는 1769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금융자동화기기의 감소는 모바일 앱 등 인터넷 금융 채널에 비해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ATM 한 대당 임대료와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해 연간 2000만원 정도 소요되지만, 수수료 수익은 건당 500~1000원 수준이라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호소다. 여기에 저축은행 인터넷 은행들의 ‘수수료 면제’ 정책이 이같은 상황을 더욱 부채질하며, 고령층과 현금이용자의 불편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은행군은 ATM의 세대교체로 대응하고 있다. 은행마다 ATM대신 카드 발급까지 가능한 STM(스마트텔러머신)이 설치된 무인점포를 늘리거나, 디지털 키오스크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무인점포를 확충하고 있다. 6월 기준 양사의 무인점포 수는 978개로 1년전보다 75개로 증가했다.
3만여개에 달하는 편의점 내 ATM 활용도 대체 방안으로 급부상했다. 은행들이 ATM운영사 및 편의점과 제휴를 맺고, 고객 수수료를 자체 부담하며 편의점의 ATM기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더 나아가 편의점 점포를 ‘대안 점포’까지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강원 정선국 고한읍에 1호 편의점 점포를, 하나은행은 서울 송파구에 융합 편의점 점포를 오픈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 외 은행권 공동 ATM 운영도 또 다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의 변화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순 CD와 ATM기의 퇴장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면서도 “편의점 CD기 등의 은행 제휴, 고기능 키오스크 등을 늘려서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