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휩쓴 ‘메타버스’…뮤지컬·연극계에서도 활용 가능할까
입력 2021.11.18 13:41
수정 2021.11.18 13:41
'작은아씨들' '울트라월드' 등 공연 사전 이벤트 이어져
"공연계, 물리적 제약 뛰어넘는 마케팅 활용"
메타버스가 시대의 화두가 됐다.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 세계를 뜻한다. 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으로 사회·경제 활동 등 현실 세계가 온라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형태를 포괄한다.
기존 게임업계에 한정됐던 메타버스 개념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관광, 금융, 유통 등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색다르고 구체적인 경험이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사로잡으면서다. 엔터테인먼트와 웹툰, 영화, 콘서트, 방송, 전시 등 문화예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 ‘제페토’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계적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SM에 내놓은 메타버스 아이돌 에스파도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티빙은 가상세계에서 가상인물로 살아남을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버추얼 메타버스 추리 서바이벌 ‘가상세계지만 스타가 되고 싶어’를 지난달 29일 첫 방송했고, 넷플릭스도 가상 시뮬레이션 예능 ‘신세계로부터’를 11월 20일 선보인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초반 무대 예술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회의적 시선이 강했던 뮤지컬이나 연극계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면서 젊은 층 관객들의 흥미를 돋우는 이벤트를 연일 내놓고 있다.
지난 16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을 본떠 만든 극장이 문을 열었다. 국립극장 관객 아카데미 프로그램 ‘스테이지 로그인’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국립극장이 메타버스에서 처음 시도한 관객 대상 행사였다. 이는 25일 개막 예정인 해외초청공연 ‘울트라월드’의 사전 프로그램이다.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공연 특성에 착안해 메타버스의 개념과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내달 7일 개막을 앞둔 서울시뮤지컬단 뮤지컬 ‘작은아씨들’의 무대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공연 중 최초로 가상현실 맵을 오픈하며 ‘마치家 랜선 집들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극중 마치 가문의 네 자매가 사는 집을 가상의 공간에 꾸며내면서 관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제페토에 접속해 가상의 무대 공간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공연 분위기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서울시뮤지컬단 관계자는 “그동안 관객들이 궁금해 했던 ‘작은아씨들’의 무대를 가상공간에 구현해냄으로서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방문하여 실제 공연 속 네 자매처럼 동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언택트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직접 체험이 가능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연계에선 메타버스를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전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전 분야에 걸쳐 화제가 되고 있고 공연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메타버스를 어떻게 접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단계”라며 “지금은 홍보·마케팅 수단에 머물고 있지만 또 어떤 식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공연계도 메타버스를 하나의 도구로서 활용 가능한 방안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팽’을 연출하고 국립극단 온라인극장에 선보인 임도완 연출은 공연을 영상화 하는 과정에서 “추후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것을 구현하는 것은 모두 돈과 연결되어 있다.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더 적극적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