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케이뱅크, 우대금리 폐지…중ㆍ저신용자에 집중
입력 2021.11.18 06:00
수정 2021.11.23 09:15
0.5% '급여이체우대금리' 폐지
'고신용자 대출' 문턱 더 높아져
"중금리 확대 위한 형평성 차원"
케이뱅크가 가계신용대출 우대금리를 폐지하면서 고신용자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우대금리를 조정해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금리를 높여 가계부채 총량을 줄인다는 목적에서다.
일각에선 최근 다른 시중은행이 신용점수를 각별히 관리해온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서 역차별을 자행하고 있단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일부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가계대출 상품 가운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에 제공되던 '급여이체우대금리'를 일괄 폐지했다. 급여이체우대금리는 케이뱅크 대출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2개월 내로 건당 50만원 이상의 급여를 입금할 경우 0.50%를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동시에 케이뱅크는 두 상품의 대출대상 기준을 기존 연 환산 근로소득 3000만원 이상에서 2000만원 이상으로 1000만원 하향 조정했다.
케이뱅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고신용자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의 올해 대출 증가폭을 지난해 말 대비 5~6%로 잡아낼 것을 주문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이 2조9887억원인데 올해 상반기에만 5조867억원으로 70.2%(2조980억원) 급증한만큼 가계대출 총량을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케이뱅크에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잔액 비중을 전체 대출잔액의 21.5%까지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면서 여력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15.5%의 중금리대출 비중을 기록했는데, 이를 21.5%까지 끌어올리려면 대출자체를 늘려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때문에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중금리대출 소비자를 대상 영업은 확대하고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 11일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1.5~2.3%p 인하했다.
다만 실질적으론 고신용자 대상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연 2.99~11.83%에서 이번 달 연 3.38~9.53%로 상승했다. 마통 대출금리 역시 3.48~9.35%에서 3.67~9.80%로 사실상 인상했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현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가 820점(신용등급 4등급) 이상인 고객은 케이뱅크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할 수 없다. 아울러 이번에 신용대출에 대한 우대금리까지 폐지하면서 고신용자의 대출은 더 어렵게 됐다.
문제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금리상승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무리한 가계부채 규제방안을 내놓으면서 은행이 소비자를 역차별 하는 중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은행은 지난 1일 'NH직장인대출V'의 우대금리를 0.5%에서 0.2%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급여·연금 이제, 공과금·관리비 자동이체 등 6개 항목에 적용되던 0.1%의 우대금리를 폐지했다. 우대금리는 주로 신용도가 높은 고신용자를 타깃으로 설정된 부분인 만큼 이를 낮추면 대출금리 자체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우대금리를 폐지한 이유는 조건을 좀 더 심플하게 만들고, 중·저신용자에 포커싱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금리를 전체적으로 인하하면서 소득 기준을 함께 완화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