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영장없이 대변인 공용폰 압수…김오수 총장이 승인

대검 감찰부(한동수 검사장)가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의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하기 전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사전 보고를 통해 승인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감찰3과(김덕곤 부장검사)는 지난달 29일 '고발사주 의혹'과 '윤석열 후보 장모 대응 문건 의혹' 등 조사를 하겠다며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하면서 김 총장의 승인이 있었다고 대변인실에 밝혔다.

해당 휴대전화는 서인선 대검 대변인과 이창수·권순정 전 대검 대변인이 사용한 기기였다. 휴대전화 제출은 법원의 영장 발부 없이 이뤄졌으며, 제출 과정에서 감찰부가 '비협조하는 것도 감찰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면 당사자가 포렌식 과정에 참여하고 그 후 이미징 과정도 참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 대변인은 휴대전화를 제출하면서 통상적인 포렌식 절차에 따라 휴대전화 사용자였던 전임 대변인들에게 포렌식 참관 의사를 물어봐 달라고 감찰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감찰부 측은 "법리 검토를 다 했다", "절차는 알아서 잘 할 것이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부는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간 사용자인 권순정 차장 검사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포렌식 과정에 참관하라고 알리지도 않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감찰부의 조처가 사실상 언론 감시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지난 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대검 감찰부 압수수색과 연관지어 두 기관의 사전 '물밑 협의'가 있던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검 감찰부는 뒤늦게 임의제출 사실이 알려지자 "형사소송법상 포렌식 단계에서 현재 보관자에게 참관 기회를 부여하고 관련 정보가 나올 경우 통보하면 됐으나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사후 통보할 여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