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일주일] 반쪽 관객 시대 끝…숨통 트인 공연예술계
입력 2021.11.09 10:01
수정 2021.11.09 09:56
뮤지컬·클래식 등 거리두기 완화·영업시간 제한 해제
대중음악 콘서트도 조금씩 회복세
방역패스 적용 대규모 야외 페스티벌 개최
“대형 공연들이 예정돼 있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반쪽 관객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공연장 가득 들어찬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고, 공연계에도 드디어 활기가 띄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공연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오후 10시까지 공연장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전체 공연장의 약 60~70%까지 객석을 제한 운용했다. 그나마 일찌감치 백신 접종 완료자 할인 혜택 등을 적용하면서 지난달 뮤지컬은 작년보다 2배 이상, 클래식 공연은 5배 이상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공연장 내 좌석 제한이 크게 완화되며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였던 지난달까지 수도권 공연장은 낮 최대 4명, 오후 6시 이후 최대 2명이 함께 앉을 수 있었지만 지난 1일부턴 최대 10명까지 연달아 앉을 수 있게 됐다.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사라지면서 그동안 공연 시작 시간을 앞당기거나 인터미션을 줄였던 공연장들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 다수의 작품들이 추가티켓을 판매하고 있고, 개막을 앞둔 작품들도 변화된 지침에 따라 최대 80%까지 관객을 받는다. 다만 이미 이전 지침에 맞춰 좌석 판매를 마감한 작품이 많은 만큼 좌석 제한 완화는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뮤지컬 EMK뮤지컬컴퍼니는 이달 16일 개막을 앞둔 ‘레베카’의 일부 회차에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회차는 거리두기 없이 전 좌석이 모두 판매된다.
위드 코로나 시행과 공연·전시·영화 등 7개 분야에 문화소비할인권 지원 재개에 따른 공연계의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11월 첫주 매출액(64억8449만7000원)은 지난해 동기간(27억9968만원) 대비 약 132% 증가했고, 10월 첫주(57억5305만7000원)와 비교해서도 약 13% 가량 늘었다.
무엇보다 지난달 공연 매출액(약 303억9670만원)은 지난해 1월 이후 21개월 만에 3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하반기 들어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터라 ‘위드코로나’ 시행이 연말 공연 소비 심리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대중음악 콘서트 역시 지난 9월부터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선반영 되면서 티켓 판매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콘서트의 경우 예매와 전체 취소가 반복되면서 판매금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이전과 달리, 11월 열리는 콘서트 티켓이 앞서 9월부터, 12월에 열리는 콘서트 티켓이 10~11월에 판매되면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아직 5000석 이상 공연이 불가능한 상태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5일 위드 코로나 방역 지침 변경에 따라 문체부와 지자체 승인과 방역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1회 최대 5000명까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약 5000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밖에도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JTBC ‘싱어게인’, 가수 나훈아, 이승철, 임창정 등의 대규모 콘서트가 연말에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첫 주인 지난주 코로나19 평균 확진자 수는 2133명으로, 5주 만에 다시 2000명대에 들어섰다. 평균 위중증 환자도 365명으로 10월 마지막 주보다 9.6% 증가했고, 전파력을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7월 중순의 1.32 이후 최고치인 1.20으로 최근 3주 연속 증가했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2년 가까이 힘들게 버텨왔고, 드디어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다시 과거의 힘든 시기를 반복하지 않고 공연예술계의 일상회복을 위해해서도 공연 관계자들은 물론, 공연을 보는 관객들까지도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