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원팀·호남’...윤석열의 과제
입력 2021.11.08 14:48
수정 2021.11.08 14:48
민심 성적표 끌어 올려야
최우선 과제, 중도표 확장
이준석·김종인 조언 통할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최우선 과제는 중도표 확장이다. 윤 후보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완벽한 당심을 잡았으나, 다소 아쉬운 민심 성적표를 받았다. 낮은 성적표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청년·호남’ 그리고 ‘원팀’이라는 윤 후보의 세부과제는 결국 중도표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
윤 후보도 자신의 약점 보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 차원에서 10~11일 광주를, 11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방문을 위해 경남 봉하마을을 찾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2030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조언도 들었다. 이 대표는 “후보가 노력해야지, 제가 2030세대 설득할 자신 없다”(6일), “2030은 억지로 따라오는 세대가 아니다”(8일) 등 연일 윤 후보를 향해 냉철한 조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석 효과로 2030 끌어안기 어려워
尹 직접 소통하고, 젊은세대에 맞춰야
8일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 동안 2030세대 당원 온라인 탈당 심각성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2030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았으면 경선 때도 잘 했을 것”이라며 “일단 우리 당을 열심히 지지해준 2030 청년세대가 우리 당 정치적 자산이다. 당 차원에서 좋은 여러 방법을 생각해 제가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들을 잘 알려주실 것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청년세대와의 조금 더 구체적인 소통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윤 후보 모교인 서울대 대학생위 지부설립 등 후보가 직접 젊은세대와 소통하는 기회를 늘려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쯤부터 후보가 수도권과 지방을 넘나들며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준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일 JTBC 인터뷰에서 “제가 2030세대 설득할 자신이 없다”며 “행동 양식 스타일에서 젊은 세대와 후보 자신이 맞추려 노력해야지 제가 후보랑 행사에 동행하는 것 만으론 확장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도 “후보가 직접 2030세대가 바라는 바를 실현하고 거기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으로 득표를 끌어모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세대의 지지는 당이나 어떤 특정인물의 도움으로는 불가하고 윤 후보 스스로의 소통과 정책적 노력으로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원팀·전면 개편한 선대위...중도표 확보에 중요
경선 기간동안 치열한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선거대책위원회의 전면 재구성 등도 중도표 확장을 위한 과제로 점쳐진다.
특히 홍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 청년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민심’ 부분에선 윤 후보를 압도해, 중도 확장성 면에서 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홍 의원은 윤 후보를 도울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윤석열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난다고 해서 달라질게 있느냐. 저 만날 시간에 다른 사람들 열심히 만나러 가라. 만난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 제가 고집이 보통 센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홍 의원은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윤석열 선대위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께 시간을 좀 드려야 할 것 같다. 20여년 정치하셨고 대선 후보에 당대표도 하신 분이기에 당의 승리를 위해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희망을 보였다.
그러나 향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후보와 홍 의원의 원팀은, 진정한 의미에서 화학적 결합까지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날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기획 ‘20대 대선을 말하다’ 김종인-진중권 특별대담에서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원팀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심정적으로 확 원팀이 될 수가 없다”며 “자꾸 어려운 상황(홍 의원 선대위 합류)을 억지로 만든다고 해서 그게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중도표 확장 차원에서의 선대위 파격개편 필요성도 암시했다. 그는 “(윤 후보)캠프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있다”며 “혹시나 대통령이 되면 무슨 덕 보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다.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잘 선별하지 못 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지금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 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본선에서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뼈 있는 조언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