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폰 던지기 직전 '이재명 측근' 정진상과 무슨 얘기 했을까?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1.11.05 10:43
수정 2021.11.05 10:43

자살기도 했다는 유동규 압수수색 직전 통화…정진상 미리 알고 통화했나

정진상 지시받고 유동규에 연락했나…이재명도 추후 인지

원희룡 "검찰 수사 받게 되면 버틸 수 있겠는지" 내용 담겼을 수 있어

정진상 검찰 수사 내용 공개 경고했다가 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인물인 것으로 파악되면서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수사당국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기록을 분석한 결과 그가 지난 9월 29일 압수수색 직전 정 부실장과 통화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수사관들이 오피스텔에 들어오기 직전 정 부실장과 7분가량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위해 오피스텔 초인종을 누르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폐기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일각의 측근설을 차단하면서도 "제가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보고를 누가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선을 그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가 임박한 시점에 정 부실장과 유 전 본부장의 통화에서 어떤 통화가 오갔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 부실장은 "당시 녹취록이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에서 알고 있던 유씨의 모습과 너무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 부실장의 입장문대로면 당시 전화는 정 부실장이 먼저 걸었던 셈이 된다. 정 부실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바로 직전 유 전 본부장에게 통화를 한 점도 의문점을 낳는다. 정 부실장이 압수수색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줬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같은날 공익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통화 내용 관련해 "변호사 선임 이야기도 나올 수 있고, 자살 약 먹은 이야기 관련도 있을 수 있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버틸 수 있겠는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부실장이 이 후보로부터 지시를 받고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수사관들이 오피스텔에 들어오기 직전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진 상황을 두고 증거 인멸을 지시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증거는 어떻게 없애고, 이런 얘기들이 오가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 후보가 과거에)절대 휴대폰을 뺏기지 말아라, 이렇게 얘기를 했잖나. 그래서 그런 팁들을 준 것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후보는 두 사람의 통화 사실에 대해 "그날 통화한 것은 나중에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고, 정 부실장 역시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배경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 연락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수사를 충실히 받으라"고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또 정 부실장은 처음 입장문을 낼 때 '검찰'이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강력 경고한다고 했다가 바로 '사법당국'에 경고한다고 수정해 다시 입장문을 냈다. 검찰이 공개하지 않았다는 걸 짧은 시간에 어디선가 확인한 셈이다.


수사팀은 증거 인멸 시도 정황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포렌식 결과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의 포렌식 작업이 끝나면 유 전 본부장 주변에서 어떤 일들이 진행됐는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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