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고개 넘으니 이번엔 요소수’…유통가, 연말 대목 앞두고 전전긍긍
입력 2021.11.05 06:25
수정 2021.11.04 16:59
11~12월 쇼핑‧선물 수요 높아지는 연중 최대 성수기
일부 유통업체 전기차 자체 운영하지만 비중 미미
대한통운 등 물류업계도 현장 투입 전기화물차 100대 불과
연중 최대 성수기를 앞둔 유통업계가 때 아닌 물류난 우려로 전전긍긍 하고 있다.
지난달 파업 이슈로 속앓이를 했던 유통업계는 이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계기로 본격적인 매출 회복에 나섰지만, 최근 택배 및 화물차량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젤 화물차에 사용되는 요소수 가격은 최근 2배 이상 치솟았다.
중국산 수입 의존도 95% 이상으로 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한 탓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약 360만대 화물 트럭 중 200만대 정도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부착해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통업계에 있어 11월과 12월은 설, 추석에 버금갈 정도로 물류 수급이 중요한 시기다.
현재 진행 중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그리고 다음달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까지 줄줄이 대형 할인 행사를 앞두고 있다.
가뜩이나 미국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선박을 통한 수입선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물류마저 중단될 경우 대목은커녕 오히려 손실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노조의 파업이슈로 몸살을 앓았는데 파업이 끝나니 이번에는 요소수가 발목을 잡는다”면서 “연중 최대 물량이 오가는 시기인데 잘못하다가는 물건을 쌓아놓고도 팔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산품은 재고를 뒀다가 팔 수 있지만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은 재고관리나 보관에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손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통업계는 민주노총 총파업을 비롯해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화물연대 소속 파리바게뜨 배송기사 파업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유통업계는 당장 뾰족한 대안은 없다는 반응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화물용 전기차를 도입하고 있지만 비중은 극히 적은 수준이다.
신세계 계열 SSG닷컴과 현대백화점이 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콜드체인 시스템) 성능을 갖춘 전기트럭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시범운영 단계라 단 기간에 확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류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작년 11월 택배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배송 현장에 1톤 전기화물차를 투입한 CJ대한통운은 연말까지 총 34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60여대의 전기화물차를 운영 중이다.
양사는 오는 2030년까지 보유 차량을 100%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전기차 운영을 확대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