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두환 발언' '개 사과'…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물었더니

데일리안 대전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10.26 01:00
수정 2021.10.25 23:04

국민의힘 대전·충청 합동토론 열린

KBS대전총국 앞에서 '전두환 발언'

'개 사과'에 대한 생각 물어봤더니…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이 최종 경쟁 단계에 돌입했다. 내달 1일 책임당원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한 주'만이 남은 셈이다.


'마지막 한 주' 동안 치러지는 네 차례의 TV토론 중 첫 순서인 대전·충청권 합동토론회가 열린 KBS대전방송총국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대거 나와 토론을 위해 입장하는 후보들을 지켜봤다. 각각 빨간색, 흰색, 치타 무늬, 귤색 풍선을 든 홍준표·윤석열·유승민·원희룡 후보의 열성 지지자들도 응원 경쟁으로 열기에 불을 지폈다.


본경선 막판 판세의 최대 변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과 그 발언을 사과하는 날 SNS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린 이른바 '개 사과' 사건이다. 후보들을 보기 위해 방송국 앞까지 나올 정도라면 국민의힘 경선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핵심 지지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물었다.


尹지지자 "'전두환 발언' 틀린 말 아냐"
"대장동에 비하면 기삿거리도 아니다"


박모(57·여)씨는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가리켜 "틀린 말이 아니다. 모든 대통령은 공과 과가 있는데, 어느 대통령이든 과만 따질 게 아니라 잘한 부분은 분명히 가려지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옳았다고 말한 게 아니라 '경제가 어려우니 살렸다'는 것 아니냐. 의견이 아니라 팩트를 인용한 것인데, 마치 잘못했다는 것처럼 몰아가는 게 오히려 잘못"이라고 말했다.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라는 게 해석하기 나름인데 그것을 호도하고 편향되게 인식하게끔 하고 있다"며 "귀엽게 봐줄 수 있는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박 씨는 "나라를 다시 찾아야 한다. 공정과 상식은 나라의 기본"이라며 "공정과 상식을 되돌릴 답은 윤석열 후보 뿐"이라고 지지의 뜻을 내비쳤다.


고모(57·여)씨는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해서 좌파 세력들이 하도 때려대니 국민들이 휩쓸려버렸다. 우리 윤석열 후보가 헤쳐나가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하면, 사과하실 때 나는 방송을 보면서 펑펑 울었다"며 "전두환 때 살아봤나. 우리 전부 그 때 잘먹고 잘살았다. 깡패들을 잡아들여 세상이 평화로웠는데, 젊은 세대들이 뭘 모른다"고 밝혔다.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도 "나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집에서 키우는 개는 개가 아니라 자식이다. 아마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개가 아니라 자식이고 가족인데, 그것을 가지고 개에게 사과를 줬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단언했다.


고 씨는 "경제와 안보가 엉망이 됐고 아파트값 폭등으로 국민들이 힘든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른다"며 "정치를 너무 오래한 낡아빠진 정치세력들 때문이다. 때묻지 않은 윤석열 후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기대했다.


김모(63·여)씨는 "전두환 시절에는 은행에서 나올 때도 핸드백을 날치기 당할까봐 걱정할 일이 없었다. 지금은 사람이 너무 무서운 세상이 됐다"며 "사실 12·12나 5·18을 빼놓고는 나도 물가도 아주 쌌고 너무 살기 좋고 편했다고 생각한다"고 두둔했다.


'개 사과' 사건에 대해 묻자 "대장동에 비하면 그런 게 무슨 기삿거리가 되느냐. 이재명이에 비하면 아무 일도 아니다"며 "자식 같은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가지고 나라가 이렇게 뒤집어질 정도로 왈가왈부하며 떠들 일이냐"고 역정을 냈다.


김 씨는 "3년 전에 20대 대통령은 어마어마한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처럼 칼을 들고 갑자기 나타난다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나타난다고 해서 누군가 했는데 그게 검사 윤석열"이라며 "윤석열 후보는 때가 묻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하고 순수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洪지지자 "尹 전두환 발언, 이해 못해"
"尹, 누가 했는지 밝히고 조치 알려야"


최모(60·남)씨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도 일부 동의할 부분은 있다"면서도 "전두환 씨가 쿠데타를 안 일으켰다면 애초에 어떻게 정권을 잡아서 정치를 했단 말이냐"고 의문을 표했다.


반면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짓을 후보 본인이 했는지, 부인이 했는지, 아니면 캠프에서 누가 했는지 분명히 밝히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알려야 한다"며 "예전에는 정주영 씨가 국민학교만 나오고서 대통령 후보가 됐지만 이제는 우리 국민 90%가 대학 간 사람이다. 그냥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고 보다 뚜렷한 분개의 뜻을 표했다.


최 씨는 "내가 81학번이라 백기완 씨가 대전에 왔을 때 민주화 데모도 참여하고 최루탄도 맞아본 사람인데, 좌파가 정말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며 "홍준표 후보가 가장 올바로 된 사람이고, 우리 같은 중산층을 다시 잘 살게 해줄 사람"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모(32·남)씨는 "국민의힘이 전두환이 만든 정당이다, 군사독재 정당이다 해서 5공과 선을 그으려고 내내 노력해왔던 게 아니냐. 그런데 전두환을 칭찬하다니 우리 세대에서는 굳이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는 분위기"라며 "나라를 분열시키고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라면 정말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는 "개에게 사과를 준다는 것에 정말 감정이 상했는데, 카톡이나 커뮤니티나 페북을 보면 다른 친구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씨는 "홍준표 후보가 가지고 있는 이념과 플랜이 우리 같은 젊은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젊은 사람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나라의 기초와 기반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는 모습도 좋고 잘보면 의외로 귀여운 모습도 있어 나이 들면 닮고 싶은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劉지지자 "尹, 국민을 개무시한 것"
"그런 식이면 히틀러도 경제는 살려"
元지지자 "생각 안해봤다" 말 아껴


오모(21·남)씨는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대해 묻자 대뜸 "그런 식으로 따지면 히틀러도 유대인 학살이나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을 빼놓고는 경제도 살리고 잘했다고 해야 한다. 어이가 없다"며 "높은 자리를 지낸 이른바 엘리트라고 하는 분들의 인식의 단면을 본 것 같아 씁쓸하다"고 혀를 찼다.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도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국민을 속된 말로 개무시한 것이 아니냐"며 "그래놓고 자기가 한 게 아니라 실무진이 했다면서 덮으려고 하는데, 자기도 능력이 없고 참모도 실력이 없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오 씨는 "유승민 후보는 다른 후보들처럼 입발린 말이나 감언이설을 하지 않고, 항상 솔직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것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다"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분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모(62·여)씨는 윤 전 총장의 전 전 대통령 발언 파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다고 본다"며 "대통령을 노린다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생각을 좀 진중하게 하고 발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도 '개 사과'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리 포장해도 정말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 없다. 말도 안되는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사과를 반드시 다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유승민 후보가 가장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유일한 후보 아니냐"며 "우리가 학교에서 도덕 시간에 배운 정상적인 상식과 사고를 가진 바른생활사나이, 그게 유승민 후보"라고 규정했다.


김모(60·여)씨는 "원희룡 후보가 가장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 대장동 일타강사라고 하지 않느냐"며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에도 일등일 것이다. 원 후보 같이 똑똑한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윤 전 총장의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 파문이나 '개 사과' 사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원희룡 전 지사에게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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