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욱의 저격] 이재명, 지금 '킥킥' 웃고 있을 때가 아닌데
입력 2021.10.20 07:00
수정 2021.10.20 07:31
특유의 이재명식 '회피 수사(修辭)'
비웃음의 근원엔 '오만과 뻔뻔함'
특검 도입 거부 논리 동의 힘들어
대장동 게이트, 발목 족쇄 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유의 '이재명식 수사(修辭)'를 선보이며 '대장동 게이트'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지난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다. 야당의 문제제기에 '흐흐흐', '킥킥' 하는 조소와 함께였다.
이 지사는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진행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책임자'를 자임하면서도 민간 토건 세력들의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엔 '나는 모르는 일'이라 선을 그었다.
자신은 모르는 일이고 도리어 '국민의힘 게이트'가 아니냐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특검 도입엔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선뜻 동의하기 힘든 논리다.
이 지사는 과거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거나 논점을 흐리는 수사법으로 위기를 타개해 나가곤 했다.
음주운전 처벌 경력이 있는 이 지사를 향해 왜 술을 마시고 운전했냐 문제제기를 하니 '억울한 일을 당한 한 기자를 무료변론하고 있던 과정에 있었던 일'이라는 생뚱 맞은 답변이 나왔던 것이 단적인 예다.
앞으로도 끊임 없이 보게 될 이재명식 회피법은 차치하더라도 지켜보던 국민들의 눈을 거슬리게 한 것은 국감 진행 내내 볼 수 있던 이 지사의 비웃음이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는 동안 최소 12번 이상 조소로 일관했다.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는 국정감사 현장에서 야당을 대놓고 깔보는 행위의 근원에는 이 지사의 본성에 자리 잡힌 뻔뻔함과 내로남불, 그리고 오만이 있기 때문 아닐까. 이런 인성을 보유한 대선 후보가 혹여 나라를 통치하는 위치에 가면, 과연 자신과 반대 진영에 있는 국민을 포용하려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대선 후보를 향한 검증 과정에 당당한 태도, 소위 '센 척'으로 임하고픈 마음은 일견 이해가 가지만, 이는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올지는 몰라도 전반적인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
이 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정말 당당하다면 국민을 분노케 하는 논점 흐리기와 비웃음으로 일관하지 말고 특검에 응하는 것이 순리다.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조언을 보내고 싶다. 그들이 정상에 있을 때 그토록 관련성을 부인했던 다스도, 미르재단도 결국 퇴임 후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에 지금처럼 부인으로만 일관한다면, 설사 대통령이 되더라도 평안한 임기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