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군제 한 달 앞…화장품업계 ‘대목’ 올까
입력 2021.10.15 07:43
수정 2021.10.14 16:22
시장 질서 유지 명목 하에 규제 강화… 연예인 출연 광고도 제재
中 현지·글로벌 브랜드들도 공략 속도…“럭셔리·온라인” 집중
내달 11일 열리는 중국의 최대 온라인 행사인 광군제(독신자의날)를 앞두고 국내 화장품 업계가 올해도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시장 질서 유지를 앞세워 화장품 산업 전반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예전만큼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지난 1월 화장품 감독 및 관리 규정을 시행하는 등 올해에만 약 12차례 관련 법안을 제·개정 발표했다.
국내외 화장품 업체의 원료 관리, 인증 및 등록, 광고 등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반하면 판매권을 빼앗겨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연예인 출연 광고에 대한 제재를 시작한 데 이어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이나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규제도 높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기미제거,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은 인체효능시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반화장품의 경우에도 기존 기능성 화장품에만 해당됐던 연간 보고서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연말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광군제에서 당장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장(코로나19) 사태에도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여전히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99억 위안(약 95조9007억원)을 기록하며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화장품 소비국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광군제도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보상소비 심리가 반영되면서 대박을 쳤다.
알리바바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광군제 거래액은 총 4982억 위안(약 83조797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1년 전보다 187%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 역시 각각 100%, 24% 신장했다.
그러나 헝다그룹 파산 진행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등으로 중국 전체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 역시 7월에 3%에 그쳤고 8월은 0%를 기록했다.
해외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현지 브랜드도 치고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업계는 광군제가 한 달 정도 남아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후’의 고가 라인인 환유, 예헌보 등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CNP 등 더마 브랜드도 고급화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설화수’의 고가 라인인 자음생 등의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럭셔리·온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교육과정에 중국 역사와 애국심에 관련된 과목들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Z세대를 중심으로 현지 브랜드를 소비하는데다 글로벌 브랜드들도 마케팅을 강화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