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위드 코로나로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1.10.12 06:00 수정 2021.10.11 19:49

네 가지 특징 키워드 W.I.T.H.제시…접종률·방역체계 등

백신 접종률 1차 70%, 2차 60% 완료 시점이 전환 적기

일상 회복 국가 경제회복 기대감...경제성장 전망률에 나타나

키워드로 본 위드(W.I.T.H.) 코로나.ⓒ전국경제인연합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 확대로 일상으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회복)로의 방역조치 전환에 맞춰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확대로 커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맞춰 우리보다 앞서 일상회복을 선언한 선진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위드 코로나의 네 가지 특징을 W.I.T.H.로 제시했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보다는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를 도입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하는 개념이다. 초기 접종완료율 50%가 넘은 이후 시점에서 최근에는 1차 70%, 2차 60% 이상(일부 70∼80%) 시점을 대규모 봉쇄 해제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다만 방역완화 조치는 국가별로 상이하다.


전경련이 제기한 네가지 키워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접종률(W·Wide vaccine roll-out) ▲ 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방역체계 전환(I·Intensive approach) ▲이동시에는 백신여권 지참(T·Travel with Vaccine Passport) ▲경제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감(H·High expectation on economic recovery) 등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됨에 따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그동안의 각종 봉쇄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기존 방역조치를 대폭 완화한 위드 코로나를 시행 또는 검토중이다. 이들 국가들은 접종률 50% 시점 또는 접종률 급상승 시점에 검토를 시작했으며 1차 접종률 70%, 2차 60%를 넘은 이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단계적으로 방역조치를 완화해 왔다. 델타 변이로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으나 7월 19일에 ‘Freedom Day’를 선언하며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없앴다.


싱가포르도 백신접종률 60%를 넘으면서 지난 8월10일부터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을 집중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폐쇄됐던 점포들을 재개장하고 식당 내 취식을 허용하고 체온검사도 중단했지만 마스크 착용과 영업시간 제한(오후 10시30분)을 의무적으로 유지하고 방역법 위반시 6개월 이하의 징역, 최대 1만 싱가포르달러(87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도 규제를 해제했고 전체 성인의 평균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은 유럽연합(EU)의 더 많은 국가들이 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드 코로나의 핵심 중 하나는 확진자 수 억제보다는 치명률을 낮추는 방향으로의 방역체계 전환이다.


먼저 시행한 영국·이스라엘·싱가포르 등의 사례에서 보듯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확진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부스터샷(백신추가 접종) ▲의료체계 정비 ▲기본지침 유지 등을 중심으로 치명율 관리로 체계를 전환했다.


영국·이스라엘·싱가포르 모두 백신 추가접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7월부터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국민들에게 3차 접종을 실시해 현재 40% 이상의 국민들이 추가 접종을 완료했다. 영국 역시 50세 이상에게는 3차 접종, 만 12세∼15세 백신 접종 확대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9월말부터 백신접종 6개월이 지난 국민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작했다.


전경련은 의료체계 과부하를 막고 병원들이 중증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싱가포르의 의료체계 정비도 눈여겨볼만하다고 강조했다.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나타나는 돌파감염(백신접종 후 확진) 등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재택치료에 필요한 키트 등을 별도 지급한다. 또 집과 병원 중간 단계의 ‘지역케어센터’ 250개를 추가 구축,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에 집중한다.


또 디지털 역학조사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게 확진자의 동선 파악과 밀접접촉자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위드 코로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감염자들이 서로 신뢰하며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EU 등은 이를 위해 백신여권을 도입했고 공공장소과 식당 등 출입시 백신여권이 없으면 출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전자증명서 상태의 백신여권을 활용할 경우 감염자 발생시에도 동선 추적, 밀접 접촉자 파악이 용이해져 현재보다 역학조사에 걸리는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상호 인증을 할 경우 해외 여행시에도 위변조 우려 없이 신속하게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향후 백신여권의 활용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이다.


다만 개인 질환 등의 이유로 백신접종이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이유로 백신여권 도입 계획을 철회한 영국·스페인 등의 사례 등을 감안,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스마트폰 미소지자 등에 대한 대책으로 싱가포르의 토큰(목걸이 형태 출입증) 지급 시스템을 눈여겨볼만 한 것으로 전경련은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높은 접종률에 기반한 일상회복 선언은 경제 활력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아시아개발은행(ADB)의 2021년 경제전망치를 보면 백신 접종률의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최근 경제성장 전망이 작년에 실시한 전망 대비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백신 접종시기가 상대적으로 빨랐던 이스라엘, 영국, 싱가포르 등의 경제성장률이 높게 전망됐다.


일상회복을 선언이 백신접종률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상회복 선언 이후 경제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스라엘의 소매판매 지수가 선언 전인 5월 101.2에서 7월 105.5로 근소하지만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도 통계청(ONS)에 따르면 2분기 초에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2분기 가계 지출이 7.9% 반등했고 경제성장률도 당초 전망했던 4.8%에서 5.5%로 상승했다. 소비 급증으로 호텔·음식점, 미용, 도소매업 등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지난 5일 기준 백신 접종률이 1차 77.5%, 2차 54.6%로 급상승세에 있으므로 일상회복 시점에 접어들었다고 볼수 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민 73.3%가 위드 코로나 전환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최근 우리 정부가 전 국민의 80%, 고령층의 90%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인 11월 초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에 환영을 표한다”며 “위드 코로나 전환시 경제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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