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할로윈발 코로나 재확산 할까 ‘초조’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1.10.12 07:25
수정 2021.10.08 18:40

위드코로나 앞두고 거리두기 변수로 작용할수도

오프라인 매출 의존도 높아 타격 커

이태원 자영업자, 올해도 할로윈 성지될까 불안

할로윈을 앞두고 외식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 지난해 5월 이태원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와 같이 확산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할로윈은 유령이나 좀비 등으로 분장하고 즐기는 행사를 말한다. 본래 미국의 축제였지만 최근 들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이나 홍대 클럽 등지가 대표적 장소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확진자 수다. 최근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감염자들로 인한 ‘조용한 전파’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설상가상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까지 이어지면서 1000명대에 정체됐던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11월을 ‘위드코로나’ 전환 시점으로 예고한 바 있다. 전국민 예방접종률 70% 돌파가 예상되는 이달 말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적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할로윈이 또 한 번 거리두기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당장 막막한 것은 외식업계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배달을 이어가고 있지만, 배달 매출이 미미한 업체는 또다시 개점 휴업 상태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통상 외식업계는 온라인 보다 오프라인 매출 의존도가 훨씬 높다.


대표적으로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피자와 치킨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배달 수요가 적은 데다, 업종 특성상 집객이 안 되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최근 배달과 함께 1인가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이태원 상인들의 근심이 깊다. 지난해 이후 이태원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상가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데,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현재 이태원을 생활 터전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구로 퍼져나면서 외식업계는 ‘셧다운 공포’에 직면한 바 있다. 5월을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는 시점이었으나 재점화 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이태원 상권은 집단 감염 사례와 동시에 경기 침체와 주한미군 부대 이전까지 겹치면서 이른바 ‘3중고’를 겪었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크게 줄면서 주로 보세 잡화점과 음식문화거리의 클럽, 주점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대료로 인한 상가 공실률 역시 크게 높아졌다.


정부는 같은해 10월 할로윈 특별 방역 지침을 발표하고, 한 번이라도 방역수칙을 어긴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즉시 집합금지나 고발 조처했지만,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은 또 한 번 피해를 입게 됐다.


이태원에서 햄버거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이후 ‘이태원발’이라는 낙인으로 사람들이 안 오니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며 “여러 콘셉트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자영업자들이 많았는데 상당수 빠져나갔다. 올해는 제발 지난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식업계는 우려 속 할로윈 프로모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행사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의 불씨를 되살리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프로모션을 전환하거나 홈파티 장려로 콘셉트를 잡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할로윈 행사가 시작되면 아무래도 평소에 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활동을 하고 소비를 하기 때문에 매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이니 만큼, 코로나 이전 상황과 다르게 이벤트 규모를 축소하고 온라인 참여형으로 전환을 했다”며 “이번 할로윈 데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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