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타는 벤투호, 이란전 흑역사 태울까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0.09 00:00 수정 2021.10.09 00:03

최상 컨디션 유지 위해 9일 전세기 타고 이란 테헤란행

아자디 스타디움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던 굴욕 씻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세기를 타고 이란 테헤란으로 떠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4시10분 인천공항에서 테헤란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오는 12일 오후 10시30분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시작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한축구협회(KFA)의 지원 중 하나가 전세기(카타르항공)다.


7일 시리아전에서 2-1 승리를 따낸 벤투호는 2승1무(승점7)로 A조 2위를 지켰다. 1위는 이란(승점3)이다. 이란은 전날 두바이 자벨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1-0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예상대로 한국(피파랭킹 36위)과 이란(피파랭킹 22위)의 양강 구도가 짜였다. 결국 이란을 넘어야 조 1위가 될 수 있다. 이란을 잡고 11월11일 홈 UAE전까지 승리로 장식한다면,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직행을 굳힐 수 있다.


결코 달성하기 쉬운 목표가 아니다. UAE와의 홈경기는 승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치를 이란 원정은 버겁게 느껴진다. 상대전적을 보면 “승리가 아닌 승점만 챙겨도 다행”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 있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통산 9승9무13패, 최근 6차례 맞대결도 2무4패로 열세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9년 6월11일 서울에서의 친선경기에서도 이란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1-1무). 원정팀에 악명 높은 아자디스타디움이 위치한 테헤란 원정에서는 2무5패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등 이란도 해외파들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김민재가 지키는 수비라인이 시리아전처럼 불안하다면 승점 확보도 쉽지 않다.


그만큼 난적이지만 이번에는 기대가 크다.


유럽 프로축구 소속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이 버틴 공격 삼각편대가 탄탄하다. 손흥민은 시리아전에서 ‘극장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에서 골맛까지 봤다. 황희찬은 소집 직전 소속팀에서 날카로운 움직임과 함께 멀티골을 기록했다. 황의조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속팀에서 리그 3골을 넣었다.


문제는 역시 유럽파들의 컨디션과 체력 관리다. 국내파보다 하루 늦게 합류한 유럽파들의 체력적인 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벤투 감독이 시리아를 상대로 구사한 공격 전술은 이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생각만큼 골은 터지지 않았다. 유럽파 공격수들의 골대를 벗어나는 슈팅이 많았다. 울버햄튼에서 놀라운 골 결정력을 뽐냈던 황희찬은 몇 차례나 아쉬운 슈팅을 했고, 황의조도 박스에서의 움직임이 소속팀에서처럼 날카롭지 않았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 여파로 보인다.


험난한 원정경기인 만큼 무승부로 승점1만 챙겨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상대는 이란이고, 장소는 아자디스타디움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란 원정을 앞두고 “우리는 이기기 위해 뛸 것이다. 무승부를 노리고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 축구가 이란 원정에서 승리를 차지한다면 벤투 감독에게 쌓였던 축구팬들의 불만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전세기를 타고 이란으로 날아가는 벤투호가 이란 원정 흑역사를 태워버릴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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