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위하준 "'오징어 게임' 인기, 놀랍지만 들뜨지 않는 것이 목표"
입력 2021.10.04 08:53
수정 2021.10.03 19:53
이동욱과 tvN '배드 앤 크레이지' 촬영 중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국가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휩쓸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황준호 역으로 출연한 위하준에 대한 관심도 거세다. 위하준의 개인 인스타그램은 팔로워가 '오징어 게임' 공개 기점으로 네 배 증가했다.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시작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일지는 몰랐다며 매일이 신기하다고 말한다.
'오징어 게임'은 465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위하준은 다른 인물들이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형의 행방을 쫓아 게임이 벌어지는 섬에 잠입 후 가면남으로 위장, 이들 조직의 실체에 다가가는 형사 황준호로 분했다.
위하준은 다른 배우들과 달리 실체를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축은 혼자서 끌어나가야 했다. 외롭고 쓸쓸하기도 했지만 황동혁 감독의 디렉션만 믿고 따라갔다.
"선배들과 호흡하면서 많은 걸 얻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혼자 촬영을 하다 보니 아쉬웠어요. 혼자 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굉장히 컸고요. 감독님이 용기를 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공개가 된 후에도 외로웠을 텐데 잘해줬다고 좋은 말씀해 주셨어요."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이병헌과 형제로 출연했다. 평소 존경하던 배우인 이병헌과 함께한단 소식을 들었을 때 긴장과 설렘이 공전했다. 함께 촬영 한 신은 많았지만 위하준에게 좋은 경험과 자극으로 남았다.
"촬영 전 선배님과 만났을 때 굉장히 설렜어요. 제가 연기를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고요. 선배님께서 '우리가 하관이 닮았다'면서 편하게 대해주셨어요.(웃음) 선배님과 처음 마주하는 신에서는 소름과 충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어요. 이병헌 선배님이 가면을 벗었을 때 무게감과 눈빛, 포스에 눌렸어요. 순간적으로 연기에 집중을 못 했던 기억도 있어요. 한 컷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주는 배우라는 걸 알았죠."
위하준은 준호가 섬에 위장한 채 사건을 파헤치기 때문에 많은 장면에서 가면을 쓰고 연기해야 했다. 표정이 보이지 않아 준호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없어 가장 고민하고 애를 먹었던 지점이다.
"가면을 쓴 채로 집중해서 시선 처리를 하고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카메라로 봤을 땐 아무것도 안한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항상 주위를 살피고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보이는 건 한계가 있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모든 장면에서 조금 더 크게 반응하며 연기하는 수밖에 없었죠."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 시즌 2 제작을 바라고 있다. 황준호는 형의 총을 맞고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생사 여부가 정확히 드러나진 않았다. 위하준 역시 시즌 2가 제작돼 황준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더 풀어내고 싶어다.
"저도 준호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몰라요. 바람이 있다면 살아돌아와서 시즌2에서 형이 왜 이렇게 됐고, 나한테 어떤 의도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싶어요. 시즌 2 여부는 감독님만 아시지 않을까요. 제발 준호가 살아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실제로 위하준에게 '오징어 게임' 초대장이 온다면 참여하겠느냐 물었다. 위하준은 참여를 넘어 우승까지 자신했다.
"초대장이 온다면 하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잘할 수 있어요.(웃음) 어릴 적 육상 대회 우승도 했었고 신체 조절을 잘해요. '오징어 게임'은 어릴 때 해보지 않았지만 방식 알고 나니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의외로 제가 공기놀이도 잘해요. 뽑기만 아니면 제가 우승할 것 같아요."
올해 위하준은 티빙의 '샤크', '미드 나이트'에 이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대중과 만났다. 현재는 연말 방송을 앞두고 있는 tvN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OTT 플랫폼 위주로 인사를 드렸는데 플랫폼은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대본이 좋고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면 도전하고 싶단 욕심을 내죠. 회사에서도 제 의견을 많이 들어주고요.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작품을 선택합니다."
위하준은 올해 이미 선보인 세 작품에 이어 tvN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로 연말을 장식한다. 열심히 일한 보람이 올해 씨앗으로 자라고 있다. 그는 들뜨지 않는 게 목표다. 행복과 부담을 동시에 느끼고 있지만 어느 감정이 치우쳐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
"올해 참여한 작품들이 공개된 후 관심 가져주셔서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요. 저에 대해 이전보다 기대해 주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껴요.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려고 합니다. 앞으로 나올 '배드 앤 크레이지'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