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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틱톡에서도 ‘오징어 게임’ 뜨는데…무용지물 된 ‘19금’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10.01 08:43
수정 2021.10.01 08:47

“연령별 등급제가 관련 대상에게 효용성이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은 반가울 정도다. 그러나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면서 다른 측면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성년 시청자들의 관심 때문이다.


ⓒ넷플릭스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 ‘검은태양’부터 ‘펜트하우스’ 시리즈, ‘괴물’, ‘마우스’ 등에 이르기까지. 장르물을 중심으로 일부 회차를 19세 이상 관람가로 송출하는 드라마들이 늘고 있다. 시청층의 폭을 좁히더라도 드라마의 성격에 맞는 표현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서도 청소년 관람 불가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인 ‘킹덤’ 시리즈와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등이 청소년 관람 불가로 시청자들에게 제공 중이다. 해외 콘텐츠까지 범위를 넓히면 그 숫자는 훨씬 많아진다.


소재나 표현 방식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이에 다양성과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불쾌감을 조성하는 경우도 있다. 미성년 시청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령별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각 방송사들은 정해진 송출 시간에 방송을 내보내고 방송 중에도 지속적으로 등급 표시를 하고는 있지만, TV나 셋톱박스 설정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청소년들의 관람을 실질적으로 막을 방도는 없다.


OTT는 성인 인증이라는 절차를 따로 거쳐야 청소년 관람 불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으나 이 역시도 별도의 설정을 해두지 않는 이상, 한 번 인증을 마치면 이후부터는 별다른 제약 없이 모든 콘텐츠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이에 어린이,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19금 콘텐츠 관람을 막을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면서 또 다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중인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어린이나 청소년 시청자들이 보기엔 잔인한 콘텐츠다. 게임의 성패에 따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하는 ‘오징어 게임’은 설정부터 잔혹하다. 그 표현 방식도 적나라해 청소년 관람 불가로 분류가 돼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커지면서 이를 패러디하고, 이를 공유하는 놀이 문화가 생겨났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의상을 따라 입는가 하면, 극에 등장하는 게임에 직접 도전하는 모습들이 주로 담기는데 이 과정을 틱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하곤 한다.


다만 네티즌들이 직접 만든 2차 생산물들은 청소년 관람 불가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잔인한 장면들이 예시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어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해 콘텐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모으고 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는 “‘그동안 케이블, 종편 드라마 등에서도 일부 회차는 19금으로 분류돼 시청을 ‘원칙적으로, 규정상으로’ 막기는 했지만, 관련 정보와 화면 등이 포털 등을 통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청소년들의 소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홍보 효과’를 거둔 상황이 돼 왔다”며 “(그럴 경우) 특정 콘텐츠, 부분에 대해 유혹을 느끼게 될 것이고, 아마도 실제적으로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은 항상 ‘정책 효용성’을 생각해야 하는데, 실제로 연령별 등급제가 관련 대상에게 효용성이 있을지에 대해서 담당자들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재 등급제는 매우 허술하며 형식상 분류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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