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못죽여 한"이라던 강윤성의 '사과'…진정성 있을까?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09.09 04:57
수정 2021.09.08 21:06

강윤성, 사이코패스적 특징 다수 드러내…프로파일러 4명 투입, 면담조사中

이수정 교수 "사이코패스들, 진심 담긴 정서적 사과 할 줄 모른다"

"범죄자들이 어떤 태도 취해야 하는지 이미 잘 알아…진정한 반성 아닌 듯"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강 씨가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갑자기 사죄의 뜻을 밝히며 이전과 달라진 태도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런 강 씨의 태도가 실제 죄의식과는 거리가 먼 계산된 행동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송파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강윤성은 지난 7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윤성은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푹 숙였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분과 유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고 말했다.


앞서 강윤성은 지난달 31일 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당연히 반성 안 한다. 사회가 X같다.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다"고 발언해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불과 일주일 만에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윤성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판명될 경우 취재진 앞에서 내놓은 사죄도 진정성이나 반성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윤성의 행적에서 드러난 잔혹함, 교활함, 충동성, 금전 문제, 과시욕 등은 사이코패스의 대표적인 특징들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찰은 강윤성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면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사과는 임시적 사과와 정서적 사과로 나뉘는데 사이코패스들은 진심이 담긴 정서적 사과를 할 줄 모른다"며 "실제로 강윤성이 사이코패스라면 진심의 감정이 없는 임시적 사과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강윤성은 교도소에 여러 번 갇혀봤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 것이 적합할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진정한 반성이나 죄의식에서 기인한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조계 전문가는 "언론이 자신의 범죄 행위를 잘못 보도했다고 여전히 변명하는 태도를 드러냈다"며 "사이코패스 여부를 단정하긴 어려우나 기본적으로 죄의식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윤성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명을 연쇄 살인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출소 3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재차 중범죄를 저지르는 등 교화의 가능성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강윤성이 또다시 출소할 경우 재범을 저지를 우려가 큰 만큼 사회와 영원히 격리될 필요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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