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1차 지명 잔혹사, 문동주로 청산?
입력 2021.08.27 00:01
수정 2021.08.26 21:58
광주 진흥고 초고교급 투수 문동주 1차 지명
2006년 류현진 이후 한화에서 신인왕 실종
한화 이글스가 초고교급 투수 문동주를 1차 지명 선수로 지명했다.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를 지닌 문동주는 고교 투수들 가운데 최고의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가 문동주를 지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행운도 따랐다. 광주, 전남 지역을 연고로 두고 있는 KIA 타이거즈는 고심 끝에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는 김도영(광주 동성고)을 선택했고,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 역시 연고지 내 선수가 아닌 전국 지역 선발권을 택하며 문동주를 고를 수 있게 됐다.
한화는 유독 잠재력 갖춘 신인과 인연이 닿지 않는 팀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2006년 류현진 이후 신인왕이 배출되지 않고 있으며 거듭된 유망주 발굴의 실패는 한화가 강팀으로 올라서지 못한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한화는 1차 지명 선수들 대부분이 1군 무대서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기량 미달, 또는 야구 외적인 문제로 퇴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사실상 한화가 마지막으로 키워낸 걸출한 신인은 2006년 2차 1순위로 지명한 류현진이 마지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2007년부터 1차 지명의 영광을 얻었던 선수들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던 김회성(2009년 1차)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1군과 2군을 오르내렸다.
KBO는 유망주 쏠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2000년대 말 전면 드래프트로 전환했고 2011년 유창식과 2012년 하주석이라는 특급 유망주를 품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7억 원의 계약금을 안겼던 유창식은 ‘제2의 류현진’과 거리가 멀었고 급기야 승부조작에 연루돼 야구판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겪었다.
내야수 하주석은 유일하게 주전 자리를 확보한 1차 지명 선수다. 그러나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와 달리 타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한화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하고 있다.
이후 KBO의 신인지명회의는 연고지 내 지명으로 돌아갔고 천안 북일고 선수들이 대거 1차 지명을 받고 있으나 짧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1군 경력이 대부분이며 급기야 2018년 1차 지명자인 성시헌은 지명 1년 만에 방출되는 비운까지 찾아왔다.
이번에 지명된 문동주는 모처럼 큰 기대감을 품게 만들 투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한화 구단이 옥석을 보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