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터프해지면 지지율 오를까 [김희정의 혜윰]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1.08.26 07:00
수정 2021.08.26 07:07

‘직설적’이고 ‘센’ 발언으로 보수표 잡아야 할까

강점은 ‘중도 확장성’...충청·2030세대 공략해야

“범생이 이미지를 깨면 지지율이 오를까요?” 최근 최재형 캠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참모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각종 현안에 대한 기존 발언들이 교과서에 실릴듯한 정제된 메시지였다면, 앞으로는 직설적이고 ‘센’ 메시지로 이미지 반전을 꿰해야 한다는 의견도 캠프 내에서 오간다고 한다. 강렬하고 터프한 이미지로 보수층 표를 다잡고, 낮은 인지도도 극복하자는 것이다.


터프해지면 지지율이 오를까. 국민들이 좋아하고 기대하는 최 전 원장의 모습이 ‘터프함’이 아니란 것을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구체적이고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는 것과, 자극적이고 요란한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분명 다르다.


지난 4일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아직 공부가 안 됐다”고 답변한 것은 솔직하다는 평가보다는 준비 부족이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이때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선명한 메시지를 내놨어야 했다. 최 전 원장이 의도치 않게 자극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경우도 있다. ‘가족의 4절 애국가’, ‘국민의 삶을 정부가 책임지는 것은 북한 시스템’ 발언 등이다. 이는 크게 이슈화 됐고 최 전 원장을 이전보다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결과는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최 전 원장의 메시지가 터프해진다면 그 터프함의 끝은 결국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이거나 ‘보수층 자극’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같은 당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수층을 결집하는 것은 홍준표 의원에게 더 소질이 있다. 이런 전략들은 최 전 원장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지 못한다.


최 전 원장의 강점은 ‘중도 확장성’에 있다. 그는 기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에게 없는 ‘신선함’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경쟁자인 윤 전 검찰총장에게 없는 ‘결단력’이 있다. 윤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저울질할 때, 최 전 원장은 과감하고 빠르게 입당하며 정무적 감각이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아울러 ‘입양’, ‘친구’ 등 미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존 정치인에게 볼 수 없는 인성까지 갖췄다.


이 중도 확장 가능성 때문에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대선주자로서 최 원장의 지지율이 어떻든 간에, 결국 본선경쟁력은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게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주 데일리안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최 전 원장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호남(3.0%→3.2%)이나 대구경북(6.5%→6.5%)에서는 큰 변동이 없지만 대전·세종·충남·충북(5.8%→1.7%)에서 크게 떨어지고 있다. 20·30세대(12.8%→6.2%) 지지율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 전 원장이 ‘중도층 확장’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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