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모가디슈'·'싱크홀'·'인질' 여름 텐트폴, 경쟁 아닌 상생이 '생존 전략'
입력 2021.08.23 08:26
수정 2021.08.23 08:43
조인성 "모든 개봉 영화 잘 됐으면"
한국 영화 흥행에 '기적'·'보이스' 개봉 확정
매년 여름 극장가는 메이저 4대 배급사들이 흥행성과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로 상차림을 준비했다. 여름 극장가는 한 해 중 가장 많은 관객들이 극장가를 찾기 때문에 텐트폴들은 흥행을 쟁취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고, 관객들은 다양한 선택지 앞에서 기분 좋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풍경은 달라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2019년 전체 관객 수는 2억 2667만 8777명이었으며 7~8월 관객 수는 각각 2191만 6465명, 2478만 6121명으로 총 4670만 2586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2020년 총 관객수인 5952만 4093명과 이전 7~8월 두 달 관객 수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숫자다. 이전 여름 텐트폴의 중요성과 함께 극장가의 위기를 말해주는 수치다.
특히 올해 여름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지난 지난 7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영화는 10시 이후에 상영이 금지됐으며 좌석 간 거리 두기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품을 수 있는 관객 수가 적어졌다. 관객들도 극장에 발걸음 하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은 여름 극장가 출격을 결심했고, 치열한 경쟁보다는 상생을 강조하며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 유도와 극장가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이라면 맞대결은 피하되 관객 수를 바짝 따라갈 수 있도록 일주일 단위로 개봉 일정을 잡는 것이 일반적인 그림이었지만, 올해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2주일로 간격을 뒀다. 이는 '모가디슈'가 개봉 2주 차에 접어들어 관심이 사그라들 시점에, '싱크홀'이 앞장서 다시 관객들을 끌어올리는 그림을 만들었다. 지난 주말 '싱크홀'이 개봉 6일 만에 올해 한국 개봉작 중 최단기간 100만 돌파에 성공한 사이 '모가디슈'는 240만에 성공하며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를 제치고 올해 흥행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들도 이전과 달리 견제하고 자신의 작품 홍보에 앞장서기보다는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조인성은 주연작 '모가디슈'와 '싱크홀'과 대결을 두고 있는 심경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같이 응원하는 입장이다. '싱크홀'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일 것 같다. 코로나19로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을 것이고, 솔직하게 진심으로 개봉하는 모든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차승원 역시 "일일 관객 수가 십만 단위가 아닌 만 단위에서 개봉작들이 나눠가야 한다는 상황이 아쉽다. 2등 3등을 하더라도 서로 손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올해 여름 시장이 회복되어야 앞으로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는 물론, 영화 산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지난 18일 개봉한 황정민 주연의 '인질'이 박스오피스 1위, '싱크홀' 2위, '모가디슈'가 3위 순서로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영화가 다시 기운을 차리자 지난 6월 개봉을 미뤘던 박정민 임윤아 주연의 '기적'과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보이스'가 9월 개봉을 확정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도 9월 1일 개봉하지만 '기적'은 9월 말 추석 극장가를 겨냥해, 관객 수 나눠갖기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번 흥행과 참패로 나뉘던 성적표를 받았던 여름 텐트폴들이 올해는 위기 상황 속에 상생으로 모두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