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수백명이 날 더듬고 내던져 옷까지 찢겼다"…충격의 파키스탄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08.19 05:17
수정 2021.08.19 01:35

파키스탄의 공원에서 한 여성이 남성 수백 명에게 둘러싸인 채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빼앗긴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주 라호르에 위치한 그레이터이크발 공원에서 여성 A씨가 틱톡 동영상을 촬영하던 중, 남성 군중으로부터 추행과 폭행을 당했다.


A씨는 파키스탄 독립기념일을 맞아 친구 6명과 함께 해당 공원을 찾았다. 이날 공원에는 수백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당시 A씨가 폭행을 당했던 상황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영상에 따르면 수많은 남성들이 그를 더듬고 잡아당긴다. 심지어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뒤 공중에서 옮기기기도 한다. A씨가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해도 남성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A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수백 명의 남성들이 있었고, 이들은 나를 더듬으며 밀고 당겼다"며 "여러 사람이 나를 도우려 했지만, 힘에 밀려 옷이 찢긴 채 결국 공중으로 던져졌다"고 말했다. 또 "내가 갖고 있던 반지·귀걸이 등 귀금속을 비롯해 휴대전화와 신분증, 갖고 있던 현금 1만5000루피(약 23만원)도 다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망가려고 했지만 수많은 군중 때문에 실패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던 공원 경비원이 주변의 울타리 문을 열어주었지만, 그 문을 통해 어마어마한 인파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여성에 대한 폭력, 절도, 불법 집회 등의 혐의로 신원 미상의 남성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을 알게 된 파키스탄 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의장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은 모든 파키스탄인을 수치스럽게 한다. 책임이 있는 자들은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파키스탄 여성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평등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펀자브주 대변인도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영상을 통해 용의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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