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역사 한샘 매각①] 경영권 승계 대신 기업가치 유지에 투자
입력 2021.08.10 07:02
수정 2021.08.09 15:58
94년부터 전문경영인체제 도입, 소유와 경영 분리 실천
코로나19 집콕 트렌드에 인테리어 열풍
2년 연속 매출 2조원 ‘청신호’
실적 회복에 기업가치도 상승
가구업계 51년 역사의 한샘이 새 주인을 맞는다. 그간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해온 한샘 대주주는 경영권 승계 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는 투자자를 선택했다. 매각 이후에도 한샘은 그간 강점을 보여온 인테리어·리모델링 등 리하우스 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샘 매각의 의미와 향후 경쟁력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이 매각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1970년 창업 이후 51년 만에 주인이 바뀌는 한샘은 1994년부터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 소유와 경영 분리의 선구자로 통한다.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지난달 14일 자신과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한샘 주식 전부다.
IMM PE은 양해각서에 따라 향후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IMM PE는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 받았다. 하반기 중 본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한샘의 대주주는 ‘IMM PE’로 바뀌게 된다.
회사 측은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치를 인정하는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를 찾아왔고, IMM PE를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로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도 일단락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3세다. 슬하에 4남매를 뒀지만 자녀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사위 두 명만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데 이번 매각 딜에는 조 명예회장의 딸들 지분도 모두 포함돼 있다.
한샘 측은 “상속·승계 문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한 단계 진일보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드는 데도 일조할 것”이라며 “경영권 승계 보다는 회사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조 명예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한샘 매각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작년에는 3년 만에 매출 2조원대를 회복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도 2조원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121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분 매각가도 앞서 2년 여 전 매각 당시와 비교해 10% 가량 상승했다. 국내외 사모펀드와 매각 논의가 진행될 당시 한샘이 제시한 금액은 주당 20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2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샘을 인수하는 IMM 프라이빗에쿼티와 같은 계열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온라인 가구업체 오하임아이엔티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향후 온‧오프라인 채널 통합에 따른 시너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한샘은 부엌, 침실, 거실, 욕실 등 주택의 모든 공간에 들어가는 가구와 기기, 소품, 조명, 패브릭, 건자재 등을 제공하는 토탈 홈 인테리어 기업이다. 1986년 부엌 가구 1위에 이어 2001년에는 인테리어 분야 1위에 올랐다. 2013년에는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51년 역사 한샘 매각②] 한샘몰 전진배치, 온라인 경쟁력 강화 속도>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