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서 떠들고 싶은 욕망의 표출…스포츠·영화, ‘실시간 채팅’이 대세
입력 2021.08.06 13:30
수정 2021.08.06 12:10
“마니아층이 많은 콘텐츠일수록 활발”
“젊은 세대들 상호성 중시…자기주도적 참여 좋아해”
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환경.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사람들의 '모이고 싶은' 욕망을 막을 수 없다. 어떻게든 사람들은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공유 혹은 논의한다. 그게 스포츠든, 영화든, 드라마든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채팅 서비스가 새로운 시청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2020 도쿄올림픽 경기 내내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응원하는 채팅 문화가 '오프라인 단체 응원'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는 경기를 보며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실시간 채팅 기능을 통해 이목을 끌었다. 경기를 보며 전문가 해설을 듣는 지상파 중계와 달리, 채팅방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또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함께 어울려 소리를 내며 응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채팅방에서 다수의 시청자들이 의견과 응원을 쏟아내는 것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의 새로운 풍경이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 이전에는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들을 보며 대화하는 실시간 채팅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방송에 대한 실시간 댓글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인 네이버TV TALK에서는 드라마 방영 시간이 되면 관련 이야기들을 쏟아놓는 대화들이 활발했다.
OTT 왓챠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콘텐츠가 있으면 직접 방을 만들어 대화를 유도하는 왓챠파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왓챠에 따르면 이 기능은 지난 4월 12일부터 베타서비스 시작을 했으며, 이후 3개월 간의 집계 결과 총 32만개 이상의 파티가 열렸다. 왓챠 이용자 중 약 48%가 왓챠파티 기능을 이용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장, 영화관에 가지 못한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함께 보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의) 예상이 맞았던 것 같다. 같이 떠들면서 보는 것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특히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티 열리는 횟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스포츠를 비롯해 팬층이 탄탄한 콘텐츠일수록 소통은 더욱 활발하다. 코로나19로 더욱 확산된 시청 문화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또 논쟁을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젊은층의 니즈가 제대로 반영이 되면서 정착 중이라는 분석이다.
관계자는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콘텐츠들이 파티에서 많이 열린다. 마니아층이 많은 콘텐츠들이 주로 활발하다. 내가 아는 것이니 의견을 들으면서 보고 싶다는 니즈가 있는 것 같다.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에는 작품의 정보나 작가, 감독 등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콘텐츠를 보는 시선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 부분에서도 활용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 임명호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상호성을 중시한다. 서로 참여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것을 보던지 내 의견을 표현하고, 또 상대방의 의견을 듣는 것을 거리끼지 않는다. 댓글 문화 또한 이러한 특성들이 반영이 된 것인데, 실시간 채팅은 결과가 금방금방 나오니까 만족도도 더 높다. 서로 간에 논쟁을 하고, 의견을 나누는 형태가 이제는 좀 정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