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러뜨린다”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신고했다가 ‘막말’ 들은 母子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입력 2021.07.14 16:14
수정 2021.07.14 15:58

아파트 운영위원회 측, “같은 이웃끼리 신고하면 불편해”

한 아파트 주민이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을 신고했다가 이웃에게 협박을 당한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머니가 집단(언어)폭행 당했어요. 주차 신고 때문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장애인 분들을 위해 장애인주차구역은 비워두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본인 편하자고 주차하는 분들이 가끔 있다”며 “답답한 마음에 신고를 세 차례 정도 했지만, 신고당한 차주가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같은 아파트 주민끼리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아파트 운영위원회에서 찾아와 ‘같은 주민끼리 신고하면 서로 불편해지지 않냐’, ‘신고를 안 했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들었다”며 “이와 더불어 입주민대표회의 명의로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 주차 신고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공고문까지 붙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해당 공고문에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장애인 스티커 미부착 차량에 대한 불법 주차 신고로 여러 입주민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 원만하고 편리한 주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이해와 협조를 당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그는 “더 중요한 점은 불법 주차를 했던 차주와 지인 3명이 어머니를 둘러싸고 ‘대단한 정의구현가 납셨다’, ‘어디에다 삿대질하느냐’, ‘손가락을 부러뜨려 버릴라’라며 폭언을 했다는 사실”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항의한 차주가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신고자를 알게 됐다고 했지만, 분명 아파트 내 CCTV를 통해 알게 된 것 같다”며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신고한 제가 잘못인지, 같은 아파트 주민이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법을 어긴 사람을 나무라야지, 신고한 사람을 나무라는 건 무슨 경우냐”, “세상이 말세다”, “장애인 복지과에 연락해 원만하게 해결해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다가 단속될 시에는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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