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드 리플레이⑥] ‘광고천재 이태백’ 리얼한 광고계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입력 2021.07.08 00:04
수정 2021.07.07 17:51
‘야왕’·‘마의’ 사이 아쉬운 존재감
2013년의 청춘이 건네는 위로
<편집자 주> 유튜브부터 각종 OTT 서비스까지, 원한다면 언제든 손쉽게 드라마 재시청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또는 경쟁작이 너무 치열해서. 당시에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망드'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지금 다시 보면 더 좋을 숨은 명작들을 찾아드립니다.
지난 2013년 방송된 KBS2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은 그림에 타고난 재능을 가진 통영 출신 이태백(진구 분)이 고졸 학력을 딛고 서울에서 광고장이로 성공하는 스토리의 드라마다.
당시 2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SBS 드라마 ‘야왕’과 MBC ‘마의’ 사이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여자의 사랑과 배신, 욕망을 박진감 넘치게 담은 ‘야왕’의 자극성에 밀리고, 이병훈 PD와 배우 조승우, 이요원 등 큰 스케일로 압도한 ‘마의’에 치이며 5% 내외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 실존인물 모티브 ‘광고천재 이태백’, 광고계 현실 궁금하다면
‘현실 밀착’이 직장인 드라마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직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n년 차 직장인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린 MBC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부터 중소기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다룬 웹드라마 ‘좋좋소’ 시리즈까지. ‘리얼함’을 표방하는 직장인 주인공 드라마들이 공감을 유발 중이다.
당시에는 MSG을 치지 않아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은 ‘광고천재 이태백’이지만, 디테일해서 더 현실적인 직장인 드라마를 찾는 이들에게는 적역인 작품이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진짜 광고천재로 알려진 이제석을 모티브 삼아 창작한 작품이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존인물을 표방한 작품인 만큼 현실감만큼은 충분히 확보됐다는 평가다.
거의 매 회차 광고가 등장했고, 이 광고를 만드는 과정들이 디테일하게 담겼었다. 완성된 광고를 보는 색다른 재미도 있었다. 가끔 감동적인 공익 광고 내용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광고의 매력과 그 이면에 담긴 현실을 균형감 있게 담으며 광고계의 현실을 드마라로 적절하게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 ‘이십 대 태반이 백수’…2013년의 청춘이 건네는 조언
이십 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은 드라마가 방영되던 2013년의 시대상을 대변하는 단어다 그만큼 취업이 어려웠던 시기, 무스펙 고졸 출신의 성공담은 위로가 되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 장기간 미취업자의 줄인 표현인 ‘장미족’은 ‘이태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여전히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청년들에게도 이태백의 성공 신화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 한 인물의 성공담을 다뤘지만, 마냥 희망만 설파하는 드라마는 아니었다는 것이 ‘광고천재 이태백’의 특별함이었다. 학벌, 스펙 등으로 취업 준비생들을 평가하고, 이것에 미치지 못하면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는 현실의 씁쓸함을 제대로 반영했었다.
편견을 딛고 극복하는 이태백의 모습에서는 대리만족과 희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마냥 열정을 강요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에서는 뻔하지 않은 응원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