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집값 하락 가능성↑…'영끌' 매수 책임, 본인이 져야"
입력 2021.07.06 05:03
수정 2021.07.05 17:45
주택공급 및 금리인상 등 고려, "추격매수·갭투자 신중히 해 달라"
"주택공급 과하지 않아…수요·공급 미스매치 줄이기 위한 차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대한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며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일명 '영끌', '패닉바잉'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노 장관은 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2~3년 내 반대 고민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며 "현재 유동성이 과하게 풀려 있는데 전 세계적 자산 버블 우려 등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시장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가격이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를 고려한 장기 추세와 비교할 때 편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설명이다. 연내 금리인상 등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에서 가계신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만큼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다.
노 장관은 "정부의 대책이 시장에 아무 소용 없다고 판단하고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반대로 상황이 달라지면 그때는 어떻게 하겠나"라며 "모든 경제가 사이클이 있듯이 한쪽으로만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 능력을 넘어선 무리한 대출로 영끌해 주택을 구매한다면 향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가격이 재산정 됐을 때 굉장히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라며 "기본적으로는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라고 했다.
노 장관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비롯해 정부의 공급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 데다 2·4대책 후속조치도 진행 중인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다.
그는 "집값이 갑자기 오르거나 갑자기 떨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집값이 폭락한다면 폭등할 때보다 더 큰 숙제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격매수가 적은 갭을 활용한 투자는 시장이 반대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니 신중해 달라는 것"이라며 "주택공급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투자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발언과 비슷하다. 앞서 4일 정 총리는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행사에 참여해 집값 하락시 영끌해 집을 소유하게 된 젊은 세대의 실망감은 어떡하냐는 질문에 "유감스럽지만 국민 모두는 성인이 되면 경제적 의사 결정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정부는 주택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상승하도록 한다든지, 안정되도록 정책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하고, 실패 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형욱 장관은 정부가 시장 불안에 따른 이 같은 추격매수를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주택을 '패닉공급'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총량적인 물량을 생각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어서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노 장관은 "지금 상황에선 공급이 계속된다는 시장의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동안 총량적으로 볼 때는 주택이 부족하지 않았지만, 수요는 도심에 집중돼 있는데 주택이 도심에 공급되지 않아 미스매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 관리 차원에서 공급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정책 전환이 있었고, 공급을 하더라도 수요가 있는 도심에 해야 한다는 큰 전환이 있었다"라며 "민간 정비사업은 이해관계도 다양하고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공공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