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소비자금융 ‘통매각’ 이달 중하순 윤곽
입력 2021.07.05 14:52
수정 2021.07.05 14:53
복수의 인수의향사, 실사 완료
인수대상 확정시 희망퇴직 예상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 방향이 이달 중하순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복수의 금융사들은 가상데이터룸(VDR)을 통해 실사를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사에 정식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는 4곳 이상이다. 이 중 일부는 전체 인수를 희망하나 다수는 자산관리(WM), 신용카드 사업부만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씨티은행 측은 이달 안에 전체 매각과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등 매각 방식에 대해 확정 짓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씨티은행 경영진은 지난달 3일 이사회를 마친 뒤 “불확실성의 장기화는 고객과 직원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며 “7월 이사회서 구체적인 윤곽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매각 혹은 부분매각 등 매각 방식이 정리되면 입찰 대상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소매금융 철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매각에 걸림돌로 지적받아온 고용승계와 인건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 임직원 평균 연령은 46.5세로 타 은행보다 크게 높다.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이 할증되는 ‘퇴직금 누진제’도 유일하게 시행중이다. 씨티은행 전체 임직원은 3500명으로 철수가 예정된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에 달한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이 7년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 수준의 퇴직금 부담이 있겠으나, 희망퇴직으로 고용 승계와 높은 인건비 부담을 덜어낸다면 매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씨티은행 노조측도 희망퇴직 실시에 공감하는 입장이나 현재로써는 노사 간 협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인수 대상 부문이 가려진 뒤에야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달 10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매각에 따른 전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로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능하다면 씨티은행 통매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부분에 대해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