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는 여성의 전유물?’…변태취급 당한 억울한 소개팅男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입력 2021.06.30 08:51
수정 2021.06.30 15:42

소개팅 여성에게 “필라테스 학원에 다녀본 적 있다”고 말했다가 한순간에 변태 취급을 당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필라테스 한다고 변태 취급하는 소개팅녀’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최근 소개팅을 통해 만난 한 여성에게 메시지로 “필라테스를 가는 거냐. 기구냐 매트냐”라고 물어봤다. 이에 상대 여성 B씨는 “기구다. 근데 어떻게 아냐”며 “했거나 봤거나 듣지 않았으면 모를텐데”라고 답했다.


의아해하는 B씨의 반응에 A씨는 “예전에 필라테스를 배우려고 찾아보다가 알았다”며 “본격적으로 다니기 전에 맛보기로 두 번 갔지만 몸이 너무 굳어서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B씨는 “내 주변엔 필라테스하는 남자 없다”며 “우리 학원에도 여자만 다니는데 필라테스를 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B씨는 “레깅스가 민망해서라도 남자들은 안 하던데”라며 “대단하다. 여자들 레깅스 보는 재미가 있지”라고 A씨를 비꼬았다.


B씨의 반응이 언짢았던 A씨는 “내가 제일 앞자리였고, 그런 취미 없다”며 “내 몸이 아파 죽겠는데 거기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딨냐”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씨는 “강사 레깅스 보는게 대박 아닌가”라며 “남자가 일반적이지 않은 공간에 가는 그 용기가 대단하다. 이제 할 얘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글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B씨를 지적했다. 이들은 “요즘 주변에 필라테스하는 남자들도 많고 심지어 남자 강사분도 있다”, “여성보단 오히려 남성에게 더 좋은 운동이다”, “별게 다 불편하네. 도대체 수영장은 어떻게 가냐”, “소개팅남이 그냥 싫은거 아니냐” 등의 여러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B씨의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상대적으로 여성 비중이 높아 종종 남성 회원들이 있으면 민망한 순간도 있다”며 “예전에 운동은 안 하고 여자들만 훑어본 50대 아저씨가 퇴출당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필라테스는 과거 독일의 스포츠 연구가인 요제프 필라테스가 고안한 운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 근무하면서 포로들의 건강을 위해 협소한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방법을 연구했다. 동양의 요가와 고대 로마·그리스의 양생법이 접목된 이 운동은 자세 교정과 근력 강화, 재활, 스트레스 감소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요제프 필라테스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에게 좋은 운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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