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선언] 생중계 지켜본 與 총평…"어설프고 웃기더라"
입력 2021.06.29 14:38
수정 2021.06.29 14:39
송영길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의 자기 부정 아닌가"
정청래 "누가 연습시켰는지…윤석열도 별거 없다"
정태호 "좀 싱거워졌다…대통령 될 일은 없겠더라"
최민희 "도리도리 깜빡깜빡 정서가 불안해 보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평가절하에 나섰다. 특히 "몸짓과 억양이 어색하더라" "정서가 불안해 보인다"와 같은 조롱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탈원전 정책 등 현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거론하기도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정부의 검찰총장을 지낸 사람이 자기 부정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다소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 대표는 "일단 오늘 출마한 날이니까 축하드리고 국민의 검증을 잘 받으시길 바란다"며 "저는 윤 전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도가 높은 것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죽 우리가 미우면 검찰총장으로 일생을 보낸 분이 대선 주자 지지도가 저렇게 높게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지지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과거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미래 비전을 보여야 한다"며 "김종인 전 대표의 말씀처럼 평생 검사만 하던 분이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동서고금에서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성 친문 성향의 의원들은 윤 전 총장을 혹평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별거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가 써줬는지 모르겠지만 (출마 선언문은) 한마디로 태극기 부대, 극우 인사의 영혼 없는 대독이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누가 연습시켰는지 모르지만 어설픈 몸짓과 억양, 어색한 콘텐츠, 그는 한마디로 웃겼다"며 "남 욕만 하고 부정의 단어만 무한반복하고 긍정의 미래비전은 없었다. 시대정신과 민주주의, 역사적 가치는 없고 욕심만 가득했다. 정치적 역량도, 경제적 지식도, 사회문화적 공감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공 없는 어설픈 흉내 내기만 있었다"며 "10원짜리 한장 값어치 없는 선언문이었다. 결국 윤 서방은 장모님께 폐만 끼치게 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청와대 출신 정태호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윤석열이 대통령 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정 의원은 "우연히 윤석열 기자회견을 보게 됐다.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들었다"며 "3분의 1쯤 듣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긴장이 풀어졌다. 어디 교과서 좋은 문장을 모아 놓은 강연 같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할 땐 80년대 시국사건의 검사 논고를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철학이나 정치 비전을 보여준 적 없는 안철수가 생각나기도 하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얘기는 들을 수가 없었다. 굳이 비판할 거리가 없어 좀 싱거워졌다"며 "안심이 된다. 윤석열이 대통령 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재차 말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출마 선언 그 어디에도 국민의 삶을 위한 비전은 그 어디에도 없다"면서 "모호한 단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는 꼼수만 가득하고 정부가 실패하길 바라는 저주만 돋보인다. 출마 선언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선언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강 최고위원은 "2018년에도 윤 전 총장님처럼 윤봉길 기념관에서 정치 참여를 선언한 검사 출신 공직자가 있었다. 그분도 목소리를 높이며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지만 되려 그분이 심판당했지요"라며 황교안 전 대표와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민희 전 의원은 "도리도리 깜빡깜빡…정서가 불안해 보이는 건 저뿐일까요"라고 윤 전 총장의 자세를 문제 삼으며 "대선 도전보다 마음 안정이 먼저! 보기가 불편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