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 실패’ 김광현 또 조기교체, 몸에 맞은 볼 탓인가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06.26 12:30
수정 2021.06.26 12:32

투구수 70개 불과한 5회초 1사 후 갑작스러운 교체

직전 공격 타석 들어서고 마운드서 안정 찾은 상태

사구 여파 등 다양한 해석에도 실패한 투수교체 지적

교체되는 김광현(자료사진). ⓒ 뉴시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불운 속에 또 조기 교체됐다.


김광현은 26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선발 등판, 4.1이닝(70개) 7피안타 1볼넷 1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98(종전 3.60)로 올랐다.


4-4 맞선 5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교체된 김광현은 승패 없이 물러났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승을 따낸 뒤 10경기 째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역시 불운 속에 아쉬움이 남았다.


1회초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2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2회말 타석에서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2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광현에게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예상대로 번트 사인을 냈다.


김광현은 상대 선발 윌 크로를 상대로 3구째까지 번트를 대지 못했다. 아쉬운 듯 가볍게 웃은 김광현은 4구째에도 번트에 도전했다. 이때 크로 손에서 빠진 커브는 김광현의 가슴을 때렸다.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던 KBO리그에서도 몸에 맞는 공은 없었는데 이날 타석에서 나왔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점검했지만 김광현은 ‘괜찮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나마 손과 손목이 아닌 부위라 다행이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선제점을 올렸다.


몸에 맞는 공 여파일까. 직후 등판인 3회말 김광현은 흔들렸다. 선두타자 뉴먼에 안타를 내준 김광현은 1사 2루 위기에서 프레이저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폭투로 1사 1,3루 위기를 자초한 뒤 헤이스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레이놀즈에게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놓이자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마운드에 올라 공에 맞았던 가슴 부위 상태를 확인했다.


괜찮다는 의사를 전한 뒤 투구를 이어간 김광현은 스탈링스를 땅볼 처리했다. 타자 주자를 잡는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3 역전됐다. 계속되는 2사 2,3루 위기에서 김광현은 에번스를 상대로 외야 타구를 유도했다. 우익수 누트바가 슬라이딩 포구하려다 놓치면서 안타가 됐다.


2루와 3루에 있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김광현의 실점은 4로 불어났다. 1-2 역전 당한 이후의 2실점은 우익수의 실책성 플레이로 내준 것이라 더 안타까웠다.


3회말 세인트루이스는 아레나도 솔로 홈런과 누트바 적시타로 3-4까지 추격했다. 김광현도 4회초 곤잘레스-개멀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2사 후 뉴먼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크로를 1루 플라이로 잡아냈다.


김광현 ⓒ 뉴시스

김광현은 4회말 타석에도 들어서 긴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5회초 선두타자 프레이저를 땅볼 처리한 뒤 교체됐다. 4실점 했지만 투구수가 70개에 불과했고, 직전 이닝에서 타석에도 들어선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안정을 되찾은 상황이라 당황할 만한 교체였다.


이를 놓고 왼쪽 가슴에 맞은 타구 여파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후 이닝에서 김광현이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다. 5회 1사 후 맞이하는 타자 헤이스가 김광현에게 강하다는 점도 교체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구수가 70개에 불과했고, 4회부터 안정을 찾은 김광현을 갑작스레 불러들인 것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어 등판한 투수 우드포드는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역전을 허용하고 내려갔다. 실트 감독의 실패한 투수 교체를 생각하면 지난 21일 애틀랜타전에 이은 김광현의 조기 교체는 더 아쉽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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