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서 이탈한 NC·두산…순위 경쟁 구도 재편되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1.06.25 14:43
수정 2021.06.25 14:43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 벌인 NC와 두산의 부진

이전 시즌 KS행 팀들의 가을야구 실패는 단 3번 뿐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우승을 다퉜던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순탄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당 64~68경기를 치른 현재 NC는 5위, 두산은 6위로 중위권을 달리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4강 3중 3약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당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NC와 두산의 주춤세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먼저 NC는 전력상 지난해와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안방마님 양의지가 건재한데다 외국인 타자 알테어 역시 팀의 중심 타선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중이다.


NC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다. 시즌 초부터 선발진에 균열이 발생했고 불펜진은 최근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던 두산도 최근 힘이 많이 빠진 모습이다. 김태형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여전하지만 최근에는 주축 타자였던 박건우가 2군행을 명받았고,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4강으로 분류된 LG, 삼성, KT, SSG가 뚜렷한 강점 또는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이는데 반해 중위권 NC와 두산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승차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벌어지는 중이다. 5위 NC는 공동 3위 KT, SSG와의 격차가 어느새 4경기 차로 늘어났다. 6위 두산이 NC를 1경기 차로 뒤쫓고 있지만 7위 키움의 추격이 더 걱정될 정도로 살얼음판 일정과 마주하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한국시리즈 진출 두 팀이 이듬해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사례는 3번이다.


1992년 우승을 차지했던 롯데는 이듬해 6위, 준우승팀이었던 빙그레(현 한화)는 5위로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3년 뒤인 1995년에도 역사가 반복됐다. 당시 한국시리즈서 자웅을 겨뤘던 OB와 롯데는 1996시즌 각각 최하위, 5위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로부터 다시 3년 후 이번에는 현대와 LG가 불명예의 사례로 남고 말았다.


이들 팀들의 공통점은 깜짝 성적을 냈던, 일명 이변의 주인공들이었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당대 최강자라 부르기에 모자랐지만 전력의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90년대였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이변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KBO리그는 다르다. 팀 구성원을 잘 가꾼 팀들이 상위권에 위치하고 한 번 만들어진 전력이 수년간 이어지는 사례가 뚜렷하다. 대표적인 팀이 왕조로 군림했던 2000년대 말 SK, 2010년대 초반 삼성, 그리고 2010년대 중반 등장했던 두산이다.


올 시즌 NC, 두산도 전력 면에서는 우승권에 가까운 팀들이다. 따라서 지금의 부진이 이변에 가깝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본격적인 더위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가운데 ‘고기도 먹어 본’ NC와 두산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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