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리기 더 어렵다” 은행, DSR 강화 앞두고 가계대출 관리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06.15 11:14
수정 2021.06.15 15:47

7월 1일 시행 앞두고 농협 MCI·MCG 중단

6월 신용대출 잔액 소폭 증가 아직은 ‘잠잠’

금융당국 상시 주문으로 은행별 규제 강화

주요 시중은행들의 모습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금융권이 내달부터 시행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가계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연쇄적으로 축소하고, ‘막차 타기’ 심리 수요로 단기간에 신용대출이 급등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 신한·우리은행 이어 농협 주담대·신용대출 제한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재개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MCI와 MCG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때 가입하는 보험 성격의 상품이다. 이를 통해 대출 한도를 최대 5000만원까지 높일 수 있다.


농협은 더불어 전세대출 우대금리와 우량 신용대출 우대금리도 각각 0.2%p 축소했다.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의 우대금리도 인하한다.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농협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차원 일환으로 MCI•MCG를 한시 중단하고, 일부 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낮췄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개인신용대출 상품 5종에 대한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우리WOM하는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우리 신세대플러스론’,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우리 비상금대출’ 상품의 우대금리 일부 항목을 삭제하거나, 소폭 낮췄다. 은행은 앞서 지난 3월에도 가계대출 증감 속도 적정 관리 차원에서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2%p 축소했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달 주담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2%p 낮추고, MCI•MCG 대출 판매를 한시 중단했다.


은행권의 이같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DSR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DSR 40%가 일괄 적용된다. 기존에는 은행별로 DSR 평균치 40%에 맞추면 됐기 때문에, DSR 40%가 넘게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단계적으로 2021년 7월까지 DSR 규제를 강화 적용하고, 가계부채 증가율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 7월 직전 대출 치솟을라...금융당국 은행 ‘촉각’

금융위원회 등은 금융사들과 지속적으로 가계대출 준비 사항을 점검중이다. 과거 가계대출 강화 정책 시행 전, 미리 대출을 받아놓자는 심리로 실제 대출잔액이 크게 급등한 적이 있었다. 다만 현재까지는 DSR 규제 전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하는 수준은 아니다.


지난 11일 기준 5대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6494억원으로 지난달 말(138조4911억원)보다 1583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말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SKIET 공모주 청약 일정 마감으로 5월 초 청약증거금이 환불되며,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실제 5월 1일부터 11일까지 신용대출 잔액 폭은 2조1988억원 감소했으나, 6월 1일부터 11일까지는 31억원 소폭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이나 주담대 문의가 종종 있으나 각 지점에서 DSR 규제 전 막차 수요를 체감할 수준은 아니다”며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실제 사용하지 않으면 대출 잔액에 반영이 안되는 부분을 감안해야 하지만, 신용대출 잔액 수치만 놓고 보면 오름세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속적인 가계대출 관리로 올해 초부터 신용대출 수요가 상당 수 해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DSR 규제 시행전까지 가계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개별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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