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출당" 호언했던 송영길, 부동산 의혹 12명에 말 바뀌나
입력 2021.06.08 04:32
수정 2021.06.07 23:28
권익위 조사…與의원 12명,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
부동산 명의신탁 6건, 업무상 비밀이용 3건 등
'출당'까지 예고했던 송영길…대응 수위에 촉각
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자당 소속 국회의원 12명이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발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의혹 연루 의원이 두 자릿수를 넘자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여당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익위는 이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4명 및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총 816명을 대상으로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의원 6명, 배우자 5명, 직계존비속 1명 등 12명에게서 16건의 불법 거래 의혹 사례를 확인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6건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3건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건축법 위반 의혹 1건 등이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관련 의혹은 2건으로 확인됐다.
다만 의혹을 사는 의원들의 이름과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권익위는 "민주당의 요청으로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결과를 전달했으나, 수사가 아닌 행정 조사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언론에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LH 사태' 혹 떼려다…'부동산 의혹 연루' 혹 붙었다
결과를 받아든 민주당은 당혹스러움이 역력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권익위에 전수조사에 의뢰했는데 되레 부동산 민심을 자극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출당'까지 공언했던 터라 향후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자당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늦어질 경우 '제 식구 감싸기' '말 바꾸기' 비판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일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본인 및 직계가족의 입시·취업 비리, 부동산 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을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익위 발표가 나온 이날 송 대표는 KBS '사사건건' 프로그램에 출연해 "(향후 대응은) 제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와 논의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한 출당 조치 등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권익위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의심은 가지만 정확한지 모르니까 확실하게 밝혀달라고 수사기관에 이첩·송부한 상황"이라며 "제가 사안을 보고 잘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의혹을 사는 의원들을 공개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민주당에 달렸다는 평가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 명단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 발표 내용이 당에 전달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면밀히 들여다본 후에 내일(8일) 지도부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은 공언했던 대로 조사에 대한 엄정한 조치, 투명한 조치를 철저히 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