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6 실물 직접 보니…"이 정도 생겼으면 전기차 아니라도 반해 줘야"
입력 2021.06.03 08:30
수정 2021.06.03 10:10
EV6, 웅장한 SUV와 스포티한 해치백이 결합된 외형
차 내부엔 12.3인치 커브스 디스플레이 탑재…"고급스러운 내부 분위기 연출"
“전기차인데 전기차 같지 않은 외형, 이질감이 없다”
2일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코사이어티에서 열린 기아 EV6 프라이빗 쇼케이스(PRIVATE SHOWCASE)에서 본 EV6의 첫인상이다.
형제차로 불리는 현대차 아이오닉5가 전기차 다운 독특함이 돋보였다면, EV6는 굳이 전기차나 가솔린차를 구분지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질감이 없는, 널리 선호받을 만한 디자인이었다.
이걸 SUV로 불러야 할까, 해치백으로 불러야 할까, 아니면 스포츠카로 구분하는 게 적당할까. EV6의 형태는 차종을 규정짓기 모호할 정도로 복합적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SUV 같았지만 SUV 만큼 전고가 높지 않아 날렵한 이미지가 강렬하게 느껴졌다. 웅장한 SUV와 스포티한 해치백이 결합된 것 같은 외형이었다.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하려는 욕심이 탄생시킨 변종 같은 모습이지만, 기아 디자이너들이 그 복잡한 융합의 과정을 매끄럽게 소화해낸 덕에 여러 요소들을 억지로 갖다 붙인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준중형 차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차체가 꽤나 크게 느껴졌다. 제원상의 크기와 시각적 크기간 괴리감이 클 정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최대화하기 위해 효율성에 집착하던 과거 전기차의 습성 따위는 던져 버린듯 하다.
EV6의 전면부는 전기차의 이미지에 맞춰 기존 타이거 노즈(Tiger Nose)를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Tiger Face)’가 주간 주행등(DRL)과 어우러져 한층 세련돼 보였다. 전면 범퍼 하단에 위치한 공기 흡입구는 EV6를 시각적으로 한층 더 넓게 보이게 했다.
EV6의 바퀴를 보니 기본적으로 20인치에 45시리즈의 큰 휠과 편평 타이어로 인해 측면의 이미지는 스포티함 그 자체였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고로 인해 큰 휠이 더 부각돼 보였다.
차 내부를 들여다보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와이드하게 배치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었다. 좌우로 길게 뻗은 12.3인치 커브스 디스플레이는 실내를 고급스럽고 넓어 보이게 한다.
특히 차체 아래 낮고 넓게 자리 잡은 고전압배터리와 중형 SUV 수준을 웃도는 2900mm의 휠베이스(축거)로 실내 거주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EV6의 또 다른 자랑은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다.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고, 단 4분 30초의 충전 만으로도 100km 이상(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EV6는 충전 케이블 연결 즉시 자동으로 인증과 결제 절차가 진행돼 바로 충전을 시작할 수 있는 PnC(Plug & Charge) 기능도 적용됐다.
차량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기아차의 첫 전용 전기차로서 갖추게 된 특성이다. 측면부에 있는 콘센트에 전기코드를 꼽으면 외부에 있는 전자기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이다.
이날 기아 관계자는 쇼케이스 현장에서 EV6 배터리를 이용해 주변에 있는 가전기기를 구동시켰다. EV6 측면에 있는 220V 전용 콘센트에 차 외부에 있는 가습기의 전기코드를 꼽았더니 가습기에서 하얀 수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EV6의 V2L 기능은 일반 가정의 시간당 평균 전기 소비량인 3kW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함으로써 전기 에너지로 인한 공간의 제약을 크게 넓혀주도록 돕는다. 이는 55인치 TV를 최대 24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필요한 경우 다른 전기차를 충전할 수도 있다고 한다.
EV6를 살펴본 총평은 '전기차 치고 괜찮은 디자인'이라기보다 '디자인에 반했는데 알고 보니 전기차'라고 할 수 있겠다. 내연기관차를 고집했던 이가 EV6에 끌려 전기차로 갈아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