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고용유지지원금 최소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입력 2021.06.02 08:05
수정 2021.06.02 08:05
고용노동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건의서
지원금 6월 말 종료…지원 끊기면 77만명 일자리 불안
한국경제연구원은 1일 연간 180일로 제한된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 기간을 12개월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현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은 최장 180일로 제한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올해 초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던 기업들은 오는 6월 말 지급기한이 종료되어 더 이상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경영계는 물론 노동계에서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국가들의 실업 대책을 살펴보면 고용유지제도를 확대한 유럽 주요국과 한국이 실업급여를 주로 활용한 미국보다 실업을 억제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과 지난해 실업률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4.4%포인트 오르며 한국, 독일, 영국, 프랑스에 비해 높은 실업률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는 77만3000명에게 총 2조3000억원을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원금을 받은 총 77만3000명이 모두 실업자가 됐다고 가정하면 실업률이 6.7%로 2.7%포인트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 매출 급감과 큰 폭의 적자에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한경연 측은 "지난해 항공업의 경우 6개사 매출액이 전년 대비 44.2% 감소했으나 고용은 3.1% 감소하는 데 그쳤다"면서 "올해 1분기에도 6개사 매출액이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51.8% 감소하는 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호텔업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 관광호텔이 역대 처음 감소를 기록했으며, 올해 쉐라톤 서울 팔래스호텔, 르메르디앙호텔이 폐업했다. 일부 대형 면세점도 철수를 검토하는 등 관광 관련 기업들은 존폐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대비 83.5% 감소했고 고용인원이 11.0% 줄었다. 올 1분기에도 각각 323억원, 28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해 유례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량 실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들이 고용 유지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었던 정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게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