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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사과문 전문] "제 죄의 무게 인정…앞으로 매일 재판받는 심정으로 살아갈 것"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1.06.01 16:08
수정 2021.06.01 19:03

"욕심에 취해 양심을 등진 결과, 무엇도 탓할 바 없어…언제까지고 저는 마땅히 아프고자 한다"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지난해 4월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1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2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사죄의 뜻을 밝히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조씨의 아버지는 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 후 전날 조씨로부터 전달받은 사과문을 공개했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처음엔 세상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그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며 "욕심에 취해 양심을 등진 결과이기에 무엇도 탓할 바 없다. 제 죄의 무게를 인정한다"고 전했다.


조씨는 또 "자신이 흐르게 한 타인의 눈물은 언젠가 자신의 마음에 비가 되어 내린다"며 "언제까지고 저는 마땅히 아프고자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이하는 '조주빈 사과문' 전문


조주빈입니다. 모두에게 사죄드리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세상 앞에 내놓는 저의 마음이 다른 목적으로 비쳐 누군가에게 또 한 번의 상처가 될까 우려됐습니다. 그래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반성문을 통해 피해입은 분들께 사과드리며 사회 앞엔 침묵을 지켰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나마 진심을 다해 모든 분께 말씀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처음엔 세상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그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저, 스스로가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죄스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욕심에 취해 양심을 등진 결과이기에 무엇도 탓할 바 없습니다. 제 죄의 무게를 인정합니다.


자신이 흐르게 한 타인의 눈물은 언젠가 자신의 마음에 비가 되어 내립니다. 지난 일 년은 그 이치를 여실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제 마음속에는 아주 날카로운 비가 그칠 줄 모릅니다. 언제까지고 저는 마땅히 아프고자 합니다. 그것이 현재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매일을 재판받는 심정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절실히 뉘우치며 법적인 의무를 떠나, 피해를 갚아가길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움만 많이 베풀며 살아온 과거가 참 많이 후회됩니다. 염치없지만 모두가 행복하길 기도하겠습니다.


모든 분께, 정말 미안합니다. 박사라는 가면 뒤에 숨어 한없이 비열했던 제 과거나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피해입은 분들과 함께해주어서, 뒤틀린 죄인을 꾸짖어주셔서, 아프지만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모두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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