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두 달, 가이드라인 언제쯤?...“상품설명 1시간”
입력 2021.06.01 12:41
수정 2021.06.01 13:39
고위험 상품 판매 녹취 등 애로사항 그대로
금융당국 ‘핵심설명서’ 이달 중 배포
“업권별 최적화 된 가이드라인 필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소법 시행 다음날인 지난 3월 26일 서울 광화문 소재 금융회사 창구에서 직원에게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현황을 듣고 있다. ⓒ뉴시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지 두달이 지났지만, 일선 현장에서의 혼란은 여전하다. 법 시행으로 펀드 등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가 깐깐해지면서 은행과 고객 모두 피로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금융당국이 핵심설명서를 배포할 예정이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소법 시행 이후 영업 현장에서의 혼란이 계속되면서,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25월 법 시행 초기보다 안착된 모습이지만,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업무 등 까다로운 업무처리에는 여전히 은행직원은 물론 고객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개들이 금소법 내용을 어느정도 알고 내방하시지만, 상품 상담을 하다보면 ‘왜 이리 시간이 많이 걸리냐’ ‘서둘러 달라’고 독촉하는 경우는 여전하다”며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처럼 추후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약관을 모두 읽어드려야 한다고 설명해도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할때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소법 시행 이후 고객들의 민원은 소폭 상승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에 접수된 민원은 582건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년 동기 대비 900건보다는 훨씬 감소한 수준이지만, 점포 방문 인원 감소에도 민원이 되레 늘었다는 것은 의미있다는 분석이다. 법 시행이 지난 3월말임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민원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금소법에서 새롭게 도입된 청약철회권을 남발하는 횟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금소법 시행 직후인 3월25일부터 5월24일까지 청약철회권을 행사한 대출액은 총 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소법 시행되기 직전 두 달간 철회한 대출액(245억원)의 약 3배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 환불일자에 맞춰 대출을 취소한 건수도 일평균 건수보다 4배 더 높았다.
지난 10일부터는 고난도 상품에도 청약철회권을 허용해 금융권에서는 청약철회권을 악용하는 사례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배포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물론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법령을 제외한 현장에서 세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은 Q&A 방식으로 현재까지 100개가 넘게 배포됐다. 이를 한데 모으면 책자 두께는 능히 넘는 수준이다. 금융사가 현장에서 필요하거나 궁금한 사항을 협회 전담창구를 통해 질문으로 제출하면, 금융당국에서 검토해 금융사에 회신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시행 세칙 내용이 복잡하고 방대하다보니, 현장에서는 고객 응대를 하며 일일이 확인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토로도 나온다.
이달중에는 금융당국의 핵심설명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고객이 금융상품 가입시 최대 1시간도 걸리는 설명 의무를 단축할 수 있도록, 요약 내용만 설명해도 면책시켜주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핵심 설명서로 고개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설명 시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위축된 고난도 상품 판매가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적 실효성은 별개다. 핵심 설명서가 금융당국의 감독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을 될 수 있으나,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률적 근거로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건이다. 예를 들면 펀드 상품의 경우 고객마다 이해 수준이 다르고, 개별 은행에서 제공하는 펀드 상품 갯수만 해도 몇 백개를 훨씬 넘는다. 각 상품 설명 스크립트마다 모두 다른 내용이 들어있는데, 금소법을 위반하지 않고 중요 내용을 효율적으로 포함하는 등 현실적인 고려사항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소법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주과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이라며 “법 취지를 고려한다면 안착 과정에서 당연히 부작용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설명 시간이 늘어나는 등 불편함보다 금융사들이 금소법을 제대로 준수하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당국과 함께 고객 불편을 최소하하고 비효율적인 부분은 신속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