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극단 선택…유족 "코로나 격무 시달리다 우울증 사망"
입력 2021.05.26 20:40
수정 2021.05.26 20:45
"고인 일 잘한다는 이유로 코호트 병원 순서 아닌데도 업무 떠맡은 것으로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부산의 한 보건소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격무에 시달리다 우울증 증세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부산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8시 12분쯤 부산 동구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이모(33)씨가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7년 차 간호직 공무원으로 동구보건소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유족은 이씨가 해당 보건소로부터 업무를 과다하게 부여받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 우울증 증세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18일부터 확진자 발생으로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부산 동구 한 병원을 담당, 관리를 맡았다.
유족은 "고인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보면, 보건소 직원들은 차례를 정해 순서대로 코호트 병원을 담당한다"며 "그러나 고인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순서가 아닌데도 업무를 떠맡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씨가 업무 담당을 거부하자, 동료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이씨가 일을 잘하니까 맡아달라', '이씨가 일을 안 하면 나의 입장이 곤란해진다' 식의 내용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두통, 치매 등 신체적 증상은 물론 정신과, 우울증 등 단어를 찾아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면직, 질병 휴직 등을 문의하는 게시글을 여러 번 살펴보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유족,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