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법무장관' 박범계 법정 선다…"참으로 민망, 이해충돌 없을것"

현직 법무부 장관 헌정사상 최초…자유한국당 관계자 폭행 혐의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발생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형사재판의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26일 박 장관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재판을 반년 만에 재개했다.

박 장관은 이날 남부지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법을 집행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처음 판사로 부임한 남부지법에서 재판 받는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라며 "이해충돌의 여지가 없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하겠다. 대한민국 법정 사법부를 믿고 성실히 재판에 임할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이 재판을 통해 검찰개혁, 공수처, 국회선진화법 등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 받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법정에서 재판부에 과연 이 기소가 정당한지를 호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판기일은 지난해 12월 예정됐지만, 피고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국회 본회의 참석 일정 등을 이유로 기일 변경 신청을 하면서 잇따라 연기됐다.

재판이 연기되는 사이 지난 2월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박범계 장관은 이날 공판에서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선 처음으로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이종걸·김병욱 의원 등은 지난 2019년 4월 25~26일 발생한 국회 내 충돌 과정에서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며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목을 조르고 밀치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주민·박범계·표창원 당시 의원은 같은 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민주당 보좌진·당직자들과 함께 한국당 관계자들을 밀어내는 등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