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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홍석천·이다지·허지웅…스타들, SNS 멘토가 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5.26 10:24
수정 2021.05.26 11:26

홍석천·허지웅 등에 하루에도 수백통 상담 요청

같은 아픔 겪는 스타들에 위안 얻어

ⓒMBC

스펙이 중요하고, 경험이 필요한 청년들이 온라인에서 멘토를 찾고 있다.


다양한 전문가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접촉할 수 있고, 자신의 신상 정보와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도 상담이 가능하다는 매력이 크게 어필된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환경이 이 같은 청년들의 움직임을 더 부추기고 있다.


유튜브나 SNS를 매일 보고, 접하는 청년들은 자신이 구독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자체로도 위안을 얻는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깊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심각하고 진지한 고민이 아니더라도, 평소 지인들에게 하지 못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힐링을 얻는 셈이다.


TV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정신과 의사 양재진·양재웅은 유튜브 채널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운영하면서 ‘시크릿 토킹’이라는 주제로 코너를 따로 개설했다. 상담 받고 싶은 구독자들이 남긴 사연을 바탕으로 고민을 들어주고, 이에 대한 조언이나 해결을 해주는 식이다. 당연히 사연은 익명이 보장된다.


또 스타 역사 강사 이다지도 ‘이다지do’ 채널을 운영하면서 ‘다지쌤의 고민상담’이라는 타이틀로 학생들의 사연을 받아 고민을 상담하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면, 이 고민을 소개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정신과의사, 스타강사를 비롯해 요리사, 의사, 변호사, 음악가 등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박막례 할머니, 밀라논나 등 시니어 유튜버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뻔하고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유튜버 각자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현실적이고 진실하게 조언하면서 랜선고민상담은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특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의 고민 상담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한 예로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은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한 이후 SNS를 통한 팬들의 고민상담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SNS 메시지로 날아온 고민과 사연들에 일일이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허지웅은 지난해 “SNS를 통해 하루에도 수백통의 메시지가 오가지만 더 큰 소통의 창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산전수전 겪으며 내재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이에게 도움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유튜브 콘텐츠 ‘허지웅답기’를 론칭했다. 채널은 사연과 소통으로 재미와 위로를 건네는 콘텐츠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허지웅의 깊이 있는 조언이 더해져 울림을 준다.


앞서 홍석천도 DM을 통해 정체성 문제로 학교에서 왕따에 성폭행에 죽음을 생각하는 어린 학생들을 상담을 통해 살려낸 기억에 보람을 느끼고 꾸준히 고민에 답장을 해주고 있다. 얼마 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선 삶의 의지를 잃은 네티즌에게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다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모습이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었다. 홍석천은 “혹시나 (힘든 사람들의)연락을 놓칠까봐 휴대전화도 진동으로 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홍석천이라는 한 사람에게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상담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그는 밀려드는 상담 연락에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혹시 답이 늦거나, 놓치게 되면 여지없이 ‘방송용이다’ ‘거짓 연예인이다’ 등의 악플도 쏟아진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연예인의 SNS나 유튜브 댓글, 이메일 등을 통해 크고 작은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은 많았다. 주로 그 연예인의 팬들이나, 같은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 혹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자신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연락이 자주 온다”면서 “온라인(익명)이 활성화되고, 랜선상담이 자유로워지면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인은 좋은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했지만 장난전화와 과도한 상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선의를 홍보나 이미지관리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는 시선들이 쏟아진다. 현 시대에서 연예인으로서 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도 욕을 먹는 것에는 안타까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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