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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둔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 문제, 드디어 터졌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5.10 15:24
수정 2021.05.10 16:50

"이제 당으로 돌아갈 때 됐다…당원·국민이 판단"

복당 반대 기류에 '유승민계 이중플레이' 주장

칼자루 쥔 김기현, 전당대회 전 처리할까 '주목'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애써 묵혀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홍 의원과 날을 세워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퇴임하고, 홍 의원이 복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0일 국민의힘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 일각에서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복당 여부는 당원과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6년 전 신한국당에 입당한 이래 단 한 번도 당적을 옮긴 적도, 당을 떠난 일도 없다"며 "이제 저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대구 시민들께 단 40일만 떠났다가 당선 즉시 바로 복당하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검사를 거쳐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 재선, 원내대표, 당 대표, 당 대선 후보까지 거침없이 달려왔지만, 밖에서 머문 지난 1년 동안은 제 정치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고 회고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당초 계획과 다르게 당 밖에 오래 머물러 있게 된 원인으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꼽았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개인적 악연이 있는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복당 신청서를 내지 않았는데, 제도가 바뀌고 그게 관행이 됐다면 그에 따라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싶어서 오늘 복당 신청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원내대표와 당대표였던 시절에는 탈당파들을 복당신청서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복당을 선언했다며 "지난 두 번의 전례도 있는데, 복당신청서를 꼭 내야 할 필요가 있었나"라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중앙당에 복당신청서를 제출했다.


홍준표 복당 선언에 당 의견 갈렸다…초선 '반대' VS 중진 '찬성'
홍준표 "복당 반대? 특정 계파가 이중플레이 하고 있는 것 같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복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에선 그의 복당을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선을 중심으로는 반대 목소리가, 중진을 중심으로는 찬성하는 기류가 강하다.


머니투데이가 미래한국연구소와 함께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64.7%는 홍 의원의 복당 여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26.5%에 그쳤고, 잘 모름은 8.8%였다. 또 전체 찬성 응답자의 63.6%는 복당 시기에 대해서도 '즉시 복당'이라고 답했다. 전당대회 이후 복당해야 하나는 답변은 27.6%였다.


장제원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몇몇 극소수 인사들이 쳐놓은 유령 같은 강경보수 프레임에 걸려들어 정작 당의 주인인 국민과 당원들은 외면하고 있다"며 "일반 국민 47%, 국민의힘 지지층의 65%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했다. 홍준표 복당불가론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썼다.


이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7%대를 기록하고 있는 홍 의원의 복당을 가로막는 것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와 이익을 위한 치졸한 편가르기이자, 자신들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홍 의원을 재물 삼아 조롱하고 돌을 던지며 이지메(집단 괴롭힘)하는 몰인간적 선동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홍 의원 복당의 칼자루 쥐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그의 복당에 대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당 의견이 갈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당대표가 선출되는 전당대회 이후로 결정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차기 당대표에게 홍준표 의원의 복당과 관련한 부담을 떠넘기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김 권한대행이 나설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홍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의 복당에 대한 반대 기류에 대해 "특정 계파가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승민계'를 겨냥했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은 (내) 복당에 찬성하는데 유승민계 의원 극히 일부가 반대한다고 나섰다"며 "“유 전 의원이 자기 계원들에게 지시를 안 했는지 (유 전 의원이) 이중플레이를 하는 건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대권 레이스 등 복당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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