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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백신 접종자용 해외여행 상품…수요는 ‘글쎄’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1.05.10 07:00
수정 2021.05.09 16:07

정부, 백신 접종자 2주 자가격리 면제

미국 등 일부 국가 여행객 문호 개방

돌파감염·접종률 낮아 아직은 ‘그림의 떡’

국내 여행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패키지상품을 선보이고 있다.ⓒ하나투어 홈페이지 캡처

최근 여행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여행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관련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국내 접종률이 낮은 만큼 해외여행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자가격리 면제 등 해외여행을 빌미로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참좋은여행은 지난달 30일 여행업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괌 패키지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180석 규모의 진에어 전세 항공편과 투몬비치 롯데호텔을 전용 숙소로 이용하는 4박5일짜리 일정으로, 첫 출발은 오는 7월21일, 추석연휴인 9월18일까지 총 9회 출발이 예정돼 있다.


하나투어도 참좋은여행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자 전용 해외여행 상품을 내놨다.


하와이, 스위스, 몰디브, 두바이 등 백신 접종 해외 여행자의 자가격리 의무가 없는 국가들로 다음달부터 주 1~2회씩 출발한다. 오는 10월 중동 지역 최초로 세계 엑스포가 열리는 두바이의 경우 9월부터 출발한다.


모두투어 또한 이달부터 하와이, 스위스, 두바이 등 해외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접수를 받고 있다. 노랑풍선의 경우 홈앤쇼핑과 함께 힐튼 괌 리조트&스파에서 즐기는 호캉스 3박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인터파크투어 역시 미주,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안전과 방역수칙을 준수해 소수의 인원이 떠나는 해외 패키지 여행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던 국내 여행업계가 이처럼 분주해진 이유는 미국, 유럽연합(EU), 몰디브 등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몰디브는 지난달 20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자가격리 없이 몰디브 입국을 전격 허용했고, 싱가포르와 홍콩은 이달 26일부터 트래블 버블(비격리 여행권역)을 시작하기로 협의했다.


이스라엘도 이달 말부터 예방접종을 마친 단체 관광객의 입국을 허가한 데 이어 다음달에는 인원 제한을 해제, 7월엔 단체 여행객뿐만 아니라 예방접종을 마친 개별 여행객도 받아들일 계획이다.


그리스는 한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해서만 조건부 개방을 선언했고 EU 역시 이르면 다음달부터 한국인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 정부도 이달 5일부터 국내에서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한 이들에게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겠다고 한 점도 여행업계를 분주하게 한 요인이다.


문제는 그동안 억눌렀던 해외여행 수요가 되살아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현재(지난 9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1차 접종자는 총 367만4682명으로 총 인구(5134만9116명) 대비 7.2%에 그치고 2차 접종까지 끝낸 사람은 50만1539명으로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대부분 고령층이거나 의료와 요양 관련 직종 사람들이며,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 등으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아직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백신 1·2차 접종을 모두 마치고 2주가 지났는데도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끝낸 7700만명 중 약 5800건의 돌파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스라엘에서도 접종자가 외국여행을 다녀온 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에는 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장은 그렇고 상황을 보면서 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백신을 맞아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등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백신은 몸안에 항체를 만들어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이겨낼 저항력을 길러주는 것”이라며 “백신이 치료제도 완벽 차단도 아닌데 정부에서는 자가격리 면제 정책을 내놨다”고 게재했다. 이어 “백신 때문에 방심할까 오히려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백신 부작용 등 불안감이 커지면서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올해는 상황을 지켜본 후 내년부터 차츰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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