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됐는데"…KIC 등 금융공공기관 수장 인선 '하세월'
입력 2021.05.03 06:00
수정 2021.05.03 08:39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임기만료 한달 넘도록 후임 없어 업무 계속
신보 윤대희 이사장, 임기 만료 한달 앞…후임 인선 미궁 속 '연임설'도

금융공공기관 수장 교체 시즌이 다가왔지만 후속 인선 움직임이 다소 지지부진하다. 보궐선거에 이어 일부 부처 개각에 이르기까지 정부 주요 일정 및 과제가 산적해 있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금융공공기관 인선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KIC) 최희남 사장 임기가 지난 3월 말로 만료됐다. 그러나 공식 임기기간인 3년하고도 1개월이 지나도록 최 사장은 여전히 KIC 수장으로 관련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최 사장 뒤를 이을 후임자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서다.
그동안 후임 인선작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IC는 지난 2월 중순부터 사장 공모절차에 돌입해 지난달 사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사장 후보를 3명으로 좁혔다. 사장 임명절차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중 1명을 선정해 청와대에 임명 제청을 하고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후보군 가운데서는 기재부 국제금융협력국장, 대외경제국장 등을 역임한 진승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단장(행시 33회)이 청와대에 임명 제청되는 등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이후의 인선 절차는 감감무소식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후임 사장 인선에 대한 상급기관 등의 언질은 없는 상태"라며 "현행 규정 상 수장 임기 만료에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수장이 업무를 이어가도록 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내부 혼선이나 업무공백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 보증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신용보증기금' 윤대희 이사장 역시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인 오는 6월 4일이면 3년 간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후임 이사장을 찾는 공개모집 절차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후임 관련 하마평 역시 전무한 상태다. 신보 이사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처럼 후임 인선 작업에 대한 별다른 진척이 없다보니 일각에서는 윤대희 현 이사장에 대한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보의 경우 과거 안택수 이사장(17~19대)이 연임과 재연임에 성공해 기존 임기보다 2년 더 신보를 이끈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주요부처에 대한 개각 등 작업이 밀려있어 청와대가 금융공공기관 수장 후보자 인사검증 등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달 대통령 방미일정 등이 예정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융공공기관 인선에 예상보다 더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경제 관련 주요직책으로 손꼽히는 윤석헌 금감원장 후임 인선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라며 "결국 여타 금융공공기관들은 그보다 후순위로 밀릴 여지가 큰 만큼 수장 인선이 연쇄적으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