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1조' 삼성·LG 가전...코로나 타고 고공행진 지속하나
입력 2021.04.29 18:31
수정 2021.04.29 18:32
조 단위 영업익 동반 달성...보복소비 효과 위력 발휘
TV·가전 높은 성장세 지속...전체 실적 성장 견인차
2Q 실적 하락은 불가피...부품 공급 악영향 최소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가전사업에서 나란히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실적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보복소비로 이어지면서 실적 호조가 지속됐다.
2분기 차량용을 시작으로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양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전이 주력인 소비자가전(CE)부문 영업이익은 1조12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5600억원) 이후 2분기 만에 1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매출은 12조990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번 실적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매년 가장 약한 시즌이었던 1분기에 1조원을 넘기는 호 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분기 영업이익이 매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18년 2800억원, 2019년 5400억원, 지난해 4500억원으로 수치에 변동은 있었지만 모두 그해 다른 분기보다 낮은 수치인 점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신형 QLED TV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가 1분기 영업이익 1조 돌파라는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다.
LG전자도 가전이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와 달리 1분기 유독 강했지만 이번 실적은 역대급 수준이다.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919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초로 9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기간 매출도 6조708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을 제쳤다.
건조기·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와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의 인기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다. 또 신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렌탈(대여)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증가한 것도 긍정적 신호다.
이에 생활가전으로만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생활가전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은 월풀이나 일렉트로닉스 등 글로벌 가전회사들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LG전자는 이날 오후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전 렌탈 사업은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0% 성장하는 등 두 자릿수 이상 안정적인 수익성을 달성하고 있다”며 “장기 약정 등 고객 옵션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식기세척기 등 신규 카테고리 추가해 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TV가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도 1분기 영업이익이 4038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를 회복한 것은 11분기만으로 4조원대 매출도 3년만에 복귀했다. 올레드(OLED)·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가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두 사업부문을 합친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은 1조3237억원(H&A 7535억원·HE 3258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1조5166억원)의 87%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이 1조79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500억원이나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양사의 가전 사업은 당장 2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하락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보복소비 효과도 점점 반감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TV만 해도 1분기 대비 실적이 10% 안팎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는 신제품 판매 촉진 활동과 대형 스포츠 행사 수요를 선점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지만 1분기보다 높은 수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생활가전도 1분기보다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철 계절성 대표 가전인 에어컨의 판매량은 늘어나겠지만 건조기·세탁기·냉장고 등의 판매는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불확실성과 최근 불거지기 시작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에 시작된 공급난이 전 산업·전 부품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부품 수급난으로 인한 완제품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사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가전과 모바일의 호조를 최대한 지속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로 세트(완제품)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다"며 "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TV·가전 등 세트에서는 주요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거래선과도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