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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따라가는 K-유니콘...거래소 ‘발등의 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1.04.29 12:39
수정 2021.04.29 12:40

기술평가 절차 줄이고 증권사 CEO와 지원방안 논의

손병두 이사장 “제2쿠팡 우려, 제도 원점서 살필 것”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9일 서울 사옥에서 K-유니콘 상장 활성화를 위한 증권사 CEO를 간담회 열고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 지원을 논의했다. ⓒ데일리안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네이버웹툰 등 미국행을 타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면서 한국 금융투자업계 내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상장 문턱을 낮춘 데 이어 이번엔 증권사 CEO들을 불러 유니콘 상장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으로도 잇따를 수 있는 해외 엑시트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거래소는 서울 사옥에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유니콘 상장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뜻한다. 이날 간담회에선 상장심사 프로세스 개선과 상장유치·마케팅 등 기업지원 강화, 신규상장종목 매매체결방법 개선 등이 논의됐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우리 자본시장이 국내 유니콘 기업에 불리한 점은 없는지, 기업공개(IPO) 절차나 제도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원점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소는 한국 유니콘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유니콘 1호인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한 가운데 마켓컬리·두나무 등 다른 유망 기업들도 국외 상장을 추진 중인 데 따른 것이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6일부터 시가총액 우수 기업에 대해 기술특례 인정 절차를 기존보다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기술특례 인정을 위해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전에 외부 복수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평가(평가결과 A, BBB 이상)를 받아야 했다.


거래소는 이 기술평가 절차를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는 기업의 경우 1개의 기관에서만 평가를 받아도 된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경우는 사전 평가 절차를 생략하고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외부 전문가의 기술 심사 회의를 통해 심사한다.


거래소는 이번 절차 간소화가 플랫폼·바이오 등 우량 유니콘 기술기업의 국내증시 상장 관련 절차적 불편 요소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특례 상장기업들의 상장이후 건전성 동향 등에 대한 종합분석도 진행 중이다. 분석결과에 기초해 기술특례 상장과 관련한 건전성 제고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거래소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일 경우 재무 상태와 상관없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을 개정해 시행중이다. 현행 시총 6000억원 및 자기자본 2000억원 상장요건은 각각 5000억원, 1500억원으로 낮아졌다.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의 코스피 상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최근 유니콘 기업이 해외 상장으로 발길을 돌린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더 매력을 갖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와 IPO 주관 계약을 맺은 유니콘 중에서도 해외 직상장으로 방향을 바꾸는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상장 절차 간소화보다는 국내 증시 외면의 가장 큰 원인인 몸값 차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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