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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황교안과 엮지 말라…날 '걸림돌'이라 생각했던 분"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4.29 10:10 수정 2021.04.29 10:11

자신과 黃 엮어 '도로한국당' 운운에 불쾌감

나경원 "황교안과 나는 생각의 결이 달랐다

황교안, 지금은 천천히 계시는게 좋지 않을까

내 역할, 원내대표 경선 끝난 뒤 말씀드릴 것"

나경원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황교안 체제'에서 자신 또한 '걸림돌'로 여겨져 황 전 대표에 의해 원내대표를 그만두게 됐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대권을 겨냥해 몸을 풀기 시작한 황교안 전 대표와 자신을 엮어 '도로한국당'을 운운하는 모습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하는 한편 황 전 대표와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자꾸 황교안 대표와 나를 엮어서 이야기를 하더라"며 "황교안 대표의 생각과 나는 결이 달랐다"고 잘라말했다.


아울러 "내가 2019년 12월에 갑자기 원내대표를 그만두게 되지 않았느냐"며 "결국 황교안 대표 쪽에서 '황교안식 정치 투쟁'에 내가 걸림돌이라 생각해서 원내대표를 그만두게 했던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9년 2·27 전당대회 직후부터 옛 자유한국당의 당대표·원내대표 '투톱'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황 전 대표는 이 '투톱'이라는 단어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정치권 관계자가 "당시 황교안 전 대표가 '우리 당에 '투톱'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2019년 12월 황교안 전 대표는 청와대앞에서 농성을 하던 와중에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와 새 원내대표 경선 실시를 결정했다. 의원총회에서 선출한 원내대표의 임기를 당대표가 최고위에서 임의로 종료시킬 수 없다는 반발이 잇따랐지만 황 전 대표는 이를 묵살했다.


당시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 연임 사항은 의총에 권한이 있지, 최고위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이게 살아있는 정당이냐"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 홍일표 의원도 "당헌 제55조와 당규 제24조 3항을 종합하면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나 전 원내대표도 어찌 보면 '황교안 체제' 당무 독주의 '희생양'인데도, 황교안 전 대표가 때마침 몸을 푼다는 이유로 자신이 함께 엮여 '도로한국당' 논란에 휘말린 것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지난해 총선은 코로나 국난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치러진 총선이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공천 과정의 잘못 등 당시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했던 부분도 있다"며 "지금은 천천히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들 하는 것 같다"고, '총선 패배 책임론'까지 거론해 황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자신의 향후 정치적 진로와 관련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많은 인사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지는 않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선거는 시작에 불과했다. 결국 내년 정권교체까지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기 때문"이라며 "긴 여정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혼자 고민도 하고 많은 분들과 의견도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내년 정권교체까지 선두에 서는 일이 될 수도 있고, 후방에 서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역할이든 해야겠다"며 "그 과정에서 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그동안 정치인으로서 이만큼 키워준 국민에 대한 보답도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의 초미의 관심사인 전당대회 출마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자신이 지금 입장을 밝힌다면 30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특정 후보의 유불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예고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분들이 한 쪽은 '절대 안 나간다는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하고, 다른 쪽은 '절대 나간다는 얘기를 미리 하지 말아달라'고 하시더라"며 "내가 마음을 어떻게 하는 게 기여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들이 많아서 원내대표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말씀은 안 드리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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