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큐레이션‧새벽배송으로 마켓컬리와 정면 승부
입력 2021.04.28 07:00
수정 2021.04.27 17:43
‘SSG푸드마켓’ 대표 상품 450종 대상 29일부터 새벽배송
상장 전 몸집불리기 나선 컬리, 업계선 엇갈린 반응
“투자금 확보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 VS. “본연의 경쟁력 잃을 것”
최근 유통가에서 최저가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새벽배송 경쟁도 다시금 불이 붙고 있다. SSG닷컴이 오는 29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에 나서면서 그동안 시장을 선도했던 마켓컬리와 정면대결에 나서는 모양새다.
SSG닷컴은 ‘SSG푸드마켓’의 대표 상품 450종을 선별해 29일부터 새벽배송에 나선다.
SSG푸드마켓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고급형 슈퍼마켓으로 서울 청담동과 도곡동에 매장을 두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 방안의 일환이다.
앞서 SSG닷컴의 모기업인 이마트가 최저가 전략으로 쿠팡을 견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마켓컬리와 전면승부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는 신선식품 220종을 비롯해 가공식품 200종, 반찬류 30종 등 450종을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 새벽배송 품목을 1000여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상품 큐레이션 서비스’를 새벽배송 전반에 반영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온라인몰’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배송은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인 ‘네오(NE.O)’를 통해 진행한다.
SSG닷컴의 시장 진출로 그간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이끌어온 마켓컬리도 마음이 급해지게 됐다. 단순 새벽배송의 경우 쿠팡을 비롯해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들이 서비스하고 있지만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해 프리미엄 전략을 펴는 SSG닷컴과는 주력 사업 콘셉트가 겹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선식품 새벽배송 온라인몰 '오아시스마켓'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마켓컬리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으며 전년 대비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10배 급증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마켓컬리는 서비스 지역을 서울 및 수도권에서 내달 충청권으로 확대하며 수성에 나선다. 세종, 대전, 천안, 아산, 청주 등 충청권 5개 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연내 전국에 새벽배송 서비스를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샛별배송) 가능 품목 수는 3만여개로 사업 초기인 SSG닷컴 등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작업을 추진 중인 SSG닷컴이 이마트의 신선식품을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하면 상품 수는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반면 마켓컬리는 최근 채소, 과일, 정육 등 60여 가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행하면서 그간 지켜온 프리미엄 전략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평가도 제기된다.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수익성 보다는 몸집을 키워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거듭해온 마켓컬리가 비식품 상품군의 취급을 늘리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현재 마켓컬리가 취급하고 있는 3만여개 상품 중 식품은 75%, 비식품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큐레이션을 통한 새벽배송 서비스가 마켓컬리의 독보적인 서비스였다면 SSG닷컴의 진출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게 됐다”면서 “모바일 장보기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후발주자들의 진입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마켓컬리의 최근 행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몸집을 불려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할 경우 제2쿠팡으로 부상하며 전국은 물론 해외진출까지 가능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이와 함께 잇따른 몸집불리기로 본연의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최저가 경쟁에 참여하면서 그간 고수해온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된 데다 주력인 새벽배송 사업도 SSG닷컴이라는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전체적인 사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