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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여지없이 드러난 설민석 빈자리…새 출발한 ‘선녀들’이 안은 과제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4.27 05:56 수정 2021.04.27 05:59

설민석 역사 왜곡·논문 표절 논란으로 시즌3 종료

시즌4 'X-마스터', 첫 방송 시청률 3.3%

ⓒMBC

2018년부터 설민석을 중심으로 방송했던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이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안은 가장 큰 과제는 지난해 12월 역사 왜곡, 논물 표절 논란 등으로 시즌3를 끝으로 하차한 설민석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 방송에서부터 설민석의 부재를 완전히 채우진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설민석이 하차하고, 시즌3을 종료한지 4개월 만인 지난 25일 ‘선녀들’은 ‘X-마스터’라는 부제를 내세워 첫 방송됐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역사를 다루면서도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부제인 ‘X-마스터’는 이 같은 프로그램의 확장성의 의미를 가진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주제에 따라 출연시키는 시스템이다.


이날 방송 주제는 ‘성군과 폭군 사이’로,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조선의 두 왕 연산군과 정조의 이야기를 다뤘다. 같은 비극을 겪고도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왕을 ‘심리 마스터’ 김경일을 내세워 심리학적 관점으로 바라봤다. 폭군으로만 알고 있던 연산군의 이야기가 ‘심리’와 만나면서 색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게 되면서 대중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선녀들’의 새 시즌의 출발은 제법 성공적이다.


또 향후 프로그램의 확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전현무는 새로운 시즌에 대해 소개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국경의 선, 분단의 선, 시간의 선을 넘으면서도 지식의 선은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역사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역사는 기본이고 이를 바탕으로 지식의 선을 넘는다”고도 덧붙였다. 즉 이번 방송에서 역사와 심리를 조합했다면, 향후 역사와 미술 또 역사와 음악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시스템은 앞서 설민석 중심 강사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앞서 한국사에 강점을 갖고 있는 설민석이 세계사와 음악사 등 다른 분야를 건드리면서 밑천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곤 했다. 화제성 있는 강사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능키’처럼 사용, 한계 이상의 권위를 부여하면서 오는 부작용이 여러 차례 드러났던 바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마스터’란 이름으로 초대하면서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다만 그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폭을 넓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잦은 오류를 범해왔던 터라,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심리, 음악, 미술 등의 전문가를 초대해 역사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다 보면 기존의 역사를 의도치 않게 왜곡할 가능성도 배제하진 못한다.


이에 ‘선녀들’은 역사라는 기본 뿌리를 잡고 뒷받침해줄 전문가로 역사학자 심용환을 고정 출연자로 모셨다. 기존 설민석의 롤을 대신하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시청자들이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방송 이후 다수의 시청자들은 설민석의 부재를 크게 느끼고 있었다. 물론 문제를 일으키고 프로그램에서 불명예스럽게 하차했지만, 그가 재미있는 입담과 과장된 연기력을 통해 역사에 대한 호감도를 대중에게 이입시켰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미 수년간 설민석의 입담과 연기력에 익숙해져있는 ‘선녀들’의 고정 팬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을 찾는 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용환도 나름 친절한 설명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출연진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설민석의 익숙함을 지울만한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제작진은 설민석의 과장된 연기력의 빈자리를 대신해 다양한 영상 자료나 편집 기술을 통해 상쇄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이야기에 대한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산만한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아쉬움을 샀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아직 ‘선녀들’이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이라는 점이다. 앞선 시즌을 통해 역사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해오면서 마니아 시청자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첫 방송 시청률은 시즌3의 첫 방송 시청률(4.4%)와 0.7%포인트 차이인 3.7%로 출발했다. 향후 방향성을 어떻게 잡고 이끌어나가는지에 따라 앞선 시즌부터 이어져 온 고정 팬층에 새로운 시청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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